남매의 전쟁 그리고 사랑
뺏으려는 남동생과 뺏기지 않으려는 누나 간에 치열한 공방전은 하루에 최소 한번 정도는 일어나는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뺏지 못한 남동생의 눈물을 거두기 위해 누나를 말리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또 누나가 억울하다고 울게 되는데, 처음엔 말리는 부모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쪽을 뚝 그치게 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 울음이 시작되었으니까요. 그런 일상도 매일 반복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좋게 매듭지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게 되더군요.
사이좋게 놀고 있는 남매의 모습이 넘 예뻐서 가만히 지켜봤어요. 하지만,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되는 것도 이 어린 남매에겐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어서 늘 염두해 두고 있어야 해요.
멋으로 쓴 누나의 마스크가 15개월 된 남동생의 마음에도 쏙 들었나 봐요. 가차 없이 손이 갑니다.
"너 왜 이래?"~
뺏기지 않으려고 하자 남동생의 팔이 위협적으로 누나의 얼굴 앞으로 휘익 지나갔어요.
"누나한테 혼난다!~"
그래도 동생의 팔은 쉬지 않고 누나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죠.
"이젠 나도 못 참는다!"
누나도 똑 같이 하더랍니다. 진짜 싸움이 일어난 거죠.
팔이 짧은 동생의 공격성공률은 꽝, 누나의 공격은 백발백중!~
(아빠 생각)억울하겠다!~~ㅋ
처음엔 높이 든 누나의 팔이 위협적으로 보여서 지켜보는 아빠도 말려야 하나 싶었어요. 하지만, 정작 동생의 어깨에 닿을 때엔 토닥토닥!~~
그래도 남동생은 맞았다고 훌쩍이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정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 때쯤..
전쟁의 상처를 말끔히 씻어주고도 남을 만큼 둘 남매의 감동적인 포옹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싸움이 일어나면 누나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받아 왔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습니다. 제가 터득한 노하우는 별 것은 아니구요, 동생한테 양보하게 했으면 바로 후에 사랑한다는 표현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안아주거나 목마를 태워주면서 말이에요.
"은수를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이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