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비행기 도착시간은 5시 40분!
전날 잠이라도 자 두었어야 했는데, 들떠 있어서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여주 휴게소에 잠시 들러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잠을 쫓았지요. 혼자서 가는 길이라 칠흑 같은 어두운 밤에는 적막하기 그지없었어요.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5시, 근 네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인천공항


공항에 들어서서 얼른 베트남에서 출발했던 비행기를 전광판으로 확인하고, 장모님께서 나오실 
C 출구를 향해 갔지요. 6시가 좀 넘어서자 사람들이 하나둘 출구로 나왔습니다. 장모님을 놓칠 세라 한 사람 한 사람 신경을 바짝 쓰면서 확인 했지요. 



하지만, 30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고, 기다리는 저는 속이 타기 시작했어요. 어쩐 일인가 싶어 안내 부서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길 수차례... 
계속 제 속만 타 들어 갔지요. 다시 7시를 넘어 8시가 넘어 섰는데도 장모님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비행기 

이때부턴 별별 생각을 다하게 되더라구요. 혹시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까, 다른 비행기를 타신 거 아닐까? 집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을 정도로 답답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요? 눈이 시려오기 시작했어요.ㅠㅠ

두 시간 넘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무렵 낯익은 장모님께서 혼자서 나오시더라구요. 인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저처럼 큰 걱정하고 있을 아내한테 전화를 걸었지요.

장모님께서 5시 40분에 도착한 게 맞더군요. 늦어진 이유는 한국 들어 오실 때 망고라는 과일이 통관에 걸려 조사 받았나 봐요. 그것도 장모님 것이 아닌 한국으로 시집간 딸에게 건네주라고 이웃에서 보낸 것이었지요. 예전에 제가 베트남 들어갔다가 나올 때 망고를 신문에 돌돌 말아서 넣어 주셨던 장모님, 베트남 항공에서 검열을 받고 통과를 시켜 주더군요.

하지만, 인천공항에서는 절대 안 된다며 앞으론 갖고 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 내막을 장모님도 알고 계셨던 터라 별 걱정하지 않았는데, 결국 심부름으로 이것저것 갖고 들어오셨던 게 이번에는 댄통 걸린 것 같아요.

베트남에서는 누가 한국 들어오면 이웃에서 딸에게 전해 주라며 이것저것 챙겨 오셔서 부탁을 하곤 합니다. 통관에 문제가 있을만한 것은 되도록 자제를 시켜야 하는데, 베트남 음식이나 과일이 먹고 싶다고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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