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은수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기 때문에 엄마아빠가 번갈아가며 은수를 봅니다. 이번에는 은수엄마가 따로 할 일이 있다고 해서 잠시 제가 보기로 했지요. 차에 태워 놓고 할 게 없나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논머리에 이양기가 나오면서 헤집어 놓은 곳에 모를 심어볼 요량으로 논으로 향했습니다.

논

산 중턱에 논이 위치하고 있어 나무 그늘이 많더군요. 때마침 제가 붙이는 논 바로 옆에도 큼지막한 나무 그늘이 있어서 
은수가 덥지 않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차를 세우자마자 내리겠다고 떼를 씁니다. 

논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한 뒤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무언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다름 아닌 올챙이였지요. 이 올챙이들, 떼를 지어 논둑 가장자리를 따라 대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잠시 넋 놓고 바라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논물을 빼는 곳 주위 가장자리에서만 돌고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

올챙이

올챙이들이 워낙 작아서 대이동 하는 장면에선 주인공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ㅎ
하는 수 없이 가까이에서만 찍었어요.^^

올챙이

잠시 쉬어가는 무리도 있었구요.
개구리가 되어가는 올챙이도 보였습니다.

간만에 은수랑 올챙이 구경 실컷 하고 논에 들어갔습니다. 밖에서 봤을 때와는 틀리게 논에 들어가서 보니 심기지 않은 빈자리가 왜 이렇게 많은지..ㅋ



아무튼 은수가 언제 돌변할지 몰라 후다닥 심어보기로 했지요. 조금만 심심해지면 사정없이 불러대거든요. 가끔씩 뒤돌아보면 다행히 혼자서 잘 놀고 있었어요. 마음을 놓고 일이 손에 착 달라붙는 순간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ㄷㄷ

구두

왜?^^~~ 
뒤돌아 봤더니 허걱,,,논에 들어오고 있었어요.
엎어지기라도 하면 옷이고 뭐고 다 버릴 것 같아서 잽싸게 안아다 도롯가에 앉혔습니다.

구두

"은수, 양말 젖었어?"
"응!~~"

딸

"아빠가 논에 들어오지 말랬지?"
"응!~~"
은수, 대답은 잘해요. 그러면서 얼른 벗겨 달랍니다.ㅋ

양말

은수 왈, "벗어줘!~~"ㅋ

딸

"어디 젖었어?^^"
"여기!~~"

은수

"여기도!~~"

더 이상은 제가 생각했던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ㅎ
"은수야, 올챙이 잡아줄까?"
"응!~~"
 

올챙이

모를 심다가 지난번에 남겨 놓은 모판에는 올챙이보다 더 귀여운 녀석들이 눈에 띄였어요. 마술같이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갓 변신한 아주 작은 개구리들이었지요. 
녀석들을 살포시 떠서 은수 앞에 보여주었더니 뒷걸음질 칩니다.

개구리

이 녀석 다리는 다 나왔는데, 아직 꼬리는 올챙이 적 그대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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