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맘 때 아이들에겐 제대로 성한 게 없을 정도로 난장판을 만들어 놓습니다. 화장대의 화장품들은 모두 피신을 해야 했고 서랍장 한 칸은 은수의 발 아래 무참히 파괴되고 말았지요. 이번에는 장롱의 서랍장을 열더니 수리를 맡기려고 오래전에 넣어둔 아빠의 카메라를 찾아내었습니다. "아뿔사!~~" 할 틈도 없이 벌써 어깨끈까지 둘러 매고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사진을 찍는 흉내를 내고 있었어요.

카메라

뺏으려는 아빠와 뺏기지 않으려는 은수의 실랑이가 한순간 긴장을 탔었지요. 하지만 고장난 카메라여서 아빠가 한발 물러서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행여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봐 카메라 앞에 다가가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야 했지요.

딸

그러다 보니 은수가 카메라를 갖고 노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이 꽤나 진지한 사진작가처럼 보여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은수

이건 뭐 은수사진 찍어주고 보여줄 때의 영락없는 아빠의 모습입니다.^^

카메라

ㅋㅋ!~~

이래서 아이들에게 항상 조심해야 하나 봐요.



본 대로, 말한 대로 따라하는 건 여사고 숙달 능력이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하니까요.
하지만, 아직까지 렌즈 마개는 열지 못했네요.^^


아이

사진도 안보이고 세상도 안보이니 어떻게 된 걸까? 아웅......

은수

헉,,
렌즈를 무참히 돌리고 있어요.
또 한번 급박해진 아빠는
 다급하게 외쳤지요.  "은수야, 그거 만지면 안돼!~~~~"ㄷㄷ
아픈 렌즈 더 아파질까 봐 가슴 졸인 순간이었습니다.

딸

다급했던 아빠의 목소리에 다행히 다른 방법을 찾고 있어요. ㅋ
애초에 밧데리가 없는 카메라를 붙들고 심심치 않게 씨름 했던 은수, 곧,,,

은수

아빠, 이거 어떻게 하누?^^

비록 고장은 났어도 고가의 금액을 주고 샀던 카메라가 은수의 손아귀에 들어간 순간은 살얼음판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그런 마음을 오늘은 은수도 알았는지 던지거나 충격을 주지 않고 나름 신중하게 갖고 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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