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밭에 약을 살포하고 집에 돌아오니 저녁 6시! 대충 씻고 은수를 태우러 갔습니다. 제일 먼저 등원 시키고 제일 늦게 태워오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닌데,가끔은 어린이집 선생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오늘도 아이를 돌봐주시는 최종 시간이 다 되어야 겨우 어린이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은수의 통신란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무리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고 해도 내일 갑자기 한복을 입혀서 등원시키라니요....
은수한테는 한복이 없는데 갑자기 살 수도 없고....
큰일났다싶어 은수엄마한테 "어쩌지, 어쩌지?, 다른 아이들은 다 입고 올 텐데..."

고민에 빠진 남편을 뒤로하고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서는 마술처럼
 한복을 들고 나옵니다. "헛! 한복이 있었네?" 언제 산 거냐고 물었더니 시큰둥하기만 한 아내....

일 년에 한 두번 입을까말까한 한복이라서 그런가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ㄷㄷ 

은수

한복이 잘 맞나 먼저 입혀봤습니다. 

한복을 입었을 땐 단정한 태도가 중요한데 뭐 내일은 잘 배워오겠죠?^^

어린이집

평소엔 은수엄마가 통신란을 확인하는데 오늘은 제가 확인하게 되었드랬죠.



은수에게 한복이 없는 줄 알았던 저에겐 눈이 동그랗게 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딸

한복을 입혀놓으니 은수도 신이 난 모양입니다. 아주 좋아하더군요. 
이런 모습으로 추석날 아침 차례를 지낼 것을 생각하니 흡족해지네요.^^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기억이 희미해진다 해도 이건 아닌데 싶었어요. 아직 살 날이 많은데(ㅋ),,,,

건망증이 이 정도면 심각하다 싶은 생각에 착잡함이 밀려왔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 그런 생각들은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억지로 떨쳐버리려고 해도 자동펌프처럼 얄밉게도 샘솟습니다.

안 되겠다싶어 아내한테 조롱을 받는 한이 있어도 다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은수 한복 정말 언제 산거야?"
그러자 아내한테서 돌아오는 대답은...
"사긴 언제 사?, OO네 한테서 얻은 거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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