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선 할 수 없는 농촌에서만 가능한 일들?

얼마 전 상수도가 꽁꽁 얼어서 뜨거운 물로 한참을 녹였드랬죠. 외양간에 있는 소들도 물을 안 준다고 난리 법석을 떨었어요.(주인보다 밥도 빨리 달라고 하는 녀석들이에요.) 하지만, 한 번 얼어버린 상수도는 쉽게 녹지를 않았습니다.

20여 분 정도 어떻게 하다 보니 시원한 물줄기가 터져 나와서 건초를 먹고 목 말라 하고 있는 소에게 부리나케 부어줬지요. 이제 날씨도 계속해서 추워질 텐데,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오늘 같은 일도 반복되어선 안 될 것 같아 수단을 내기로 했습니다.

한 겨울에도 마당에 있는 상수도는 계속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꼭꼭 덮어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담요만 살짝 덮어놓으면 엄동설한엔 틀림없이 얼어버릴 테고...
농사 8년 차에 들어서도 아직도 농촌 생활이 서툴어요.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보기엔 어설퍼 보여도 이만한 것도 없을 것 같아 짚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상수도


어때요, 잘 된 것 같은가요?^^
농사를 짓다 보면 소 먹이 용이 아니더라도 짚을 사용할 때가 많은데, 여러모로 잇점이 많은 아니 잇점만 있더라구요. 늘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공산품만 생각하다 보니..ㅎ

상수도 

시래기


요건 단무지 잎으로 말린 시래기예요. 
단무지 작업을 할 때 아시는 분들은 싹 줏으러 많이들 오시더라구요. 시래기는 삶아 무쳐 먹어도 맛있고 돼지등뼈랑 같이 넣어 국 끓여도 맛있습니다. 통감자 서너 개 넣으면 감자탕도 부럽지 않구요.  제가 요리 담당이 아니라서 자세한 것은 패스.^^ 

시래기 된장국
<시래기 된장국> 

도시라고 해서 바깥에 상수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그런 곳은 저처럼 짚을 사용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지금까지 주저리 주저리 했지만, 시골 삶이란 게 이런 거 같아요. 짚으로 소일거리 하고 시래기 만지면서 "만약 내가 아직도 도시에 살고 있었다면...." 그런 생각이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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