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면 구미가 당기는 것에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눈이고 둘째는 군고구마가 생각납니다.

뭐 요즘 같은 날씨가 일주일만 지속된다면 개나리나 벚꽃도 다시 필 정도로 오뉴월 날씨를 비웃고 있는데, 군고구마는 사실 덜 생각날 수도 있겠어요. 아무튼 겨울이고 추위에 약한 고구마를 잘 모셔 놓았다가 오늘 꺼내 온 아내 때문에 이 포스트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한테 낌새 한번 안주더니 고방에서 고구마 세 개를 거실에 툭 내려놓고는 연탄불에 구워 오랍니다. 
손수 은박지로 옷도 입혀주더군요. 아내의 레시피는 연탄독의 속뚜껑까지 빼고 은박지로 감은 고구마를 올려놓으라고 일러줍니다. 그리고 10분 되거든 가져 오래요. 하지만, 전 그렇게 하면 너무 빨리 익어서 겉은 타고 속은 무를 거라고 말했지요. 그래도 아내는 그렇게 해야 맛있다나요.. 그래서 전 이렇게 제안을 했지요. "그럼, 두 개는 그렇게 할 테니, 나머지 한 개는 내 생각대로 속뚜껑 위에다가 올려놓고 구워보자!"고...

밤고구마

어느 날 갑자기 ... 말도 없이... 툭 튀어나온 녀석들...

고구마

손수 은박지로 돌돌 감아서 옷도 입혀준 아내!

밤고구마

아무래도 맛이 없을 것 같아.... 둘 중에 한 개만 올린 나..

군고구마

은근슬쩍 1+1이 되었다지요.

연탄보일러

속뚜껑, 겉뚜껑을 한 번도 못 보신 분들이 계실까 봐 확인 사살합니다....

밤고구마

왼쪽이 아내 말씀대로 한 것!  그 옆에 예쁘게 익은 것은 제 뜻으로 한 것!~




고구마

반씩 쪼개어서 어느 것이 더 맛있나 번갈아 먹어봤습니다. 아내 왈: "이게 더 맛있네?" 어느 쪽이었을까요? 제가 이겼습니다.^^

끝으로 맛을 평가하자면 왼쪽(겉이 탄 고구마)은 정말이지, 제 생각대로 많이 무른 맛이었어요. 그리고 죽이 되기 바로 전 단계의 맛이라서 단 맛도 사라졌고요. 뜨거운 바나나 생각하시면 제 생각과 비슷하실 거예요. 반대로 오른쪽에 있는 고구마는 군밤처럼 단단하면서 단 맛이 많이 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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