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모두 깔깔깔 웃는 소리에 나가봤습니다. 은수가 외할아버지께 장난감 안경을 씌어드렸어요. 이건 급 반전입니다. 왜냐하면 은수는 그동안 외할아버지 근처에 얼씬도 안 했거든요. 세 살 때 베트남에서 잠깐 뵌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처음 들어오셨을 때만 해도 은수는 외할아버지를 낯선 분으로만 여겨 자꾸 피하기만 했어요.

그런 은수가 갑자기 확 변했습니다.~~

외손녀

아기 때부터 낯설이가 심했던 은수예요. 외할머니는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라 만나자 마자 친할머니처럼 좋아하며 안기더랍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은수의 기억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귀는 것이 시간을 두어야 할 것 같았어요.
  
은수가 다섯 살이 되도록 겨우 딱 한번, 베트남에서 1주일 정도 보낸 것이 전부였지요. 참 만나기 힘든 외할아버지 같아서 꼭 안겨 드리고 싶었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그때도 은수는 심한 거부반응을 일으켰어요. 그런 은수가 이렇게 빨리 외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은수가 애지중지하는 장난감 안경까지 직접 외할버지께 걸어 주다니요..  

은수

장난감 안경을 평생에 써 보셨을까요? 피하기만 했던 외손녀가 드디어 호감을 갖고 걸어준 안경인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시면서도 이내 평온을 찾은 듯한 표정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이제 친해졌다 싶으셨는지 은수의 외할아버지께서 안경을 벗으려고 하신 순간이에요.

안경

허걱,,,,

"외할아버지, 벗으면 안 돼!"

외할아버지

"쓰고 있어야 한단 말이야!~"

에긍, 장인어른 좀 피곤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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