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장인장모님께서 이번에 한국 들어오실 때, 평소 즐겨 드시던 녹차를 한 봉지 가지고 오셨어요. 그 녹차를 보니까 처갓집에 세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뜨거운 물에 우려낸 녹차를 대접 받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처음 맛보았을 때는 너무 써서 어찌 한잔을 다 비울까 걱정이 앞서며 비워나갔는데, 
쓴맛을 이겨가며 반 정도 비우고 나면 다시 가득 채워 놓고, 또 가득 채워 놓기를 끝없이 반복하더랍니다. 

녹차

우리나라의 시중에서 판매되는 1회용 티 백의 녹차와는 그 맛의 진함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농도가 진합니다. 

녹차

말린 녹차잎을 주전자에 조금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맛이 우러날 때쯤부터 마시기 시작해요. 주전자 속이 궁금해서 뚜껑을 열어봤더니, 녹차잎이 물에 풀어져서 원래의 잎으로 돌아와 있더군요.



그 우러난 물이 바닥을 보이면 또 뜨거운 물을 채워서 하루 종일 녹차의 맛을 즐기는데, 우리나라처럼 한 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또는 손님이 일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잔을 채워줍니다.

녹차

말린 녹차 잎이에요.
베트남에선 원형의 녹차 잎을 말린 그대로 거래가 되고 있어요. 비린 맛이 나는 음식이 많아서인지 베트남에선 이렇게 거래되는 녹차가 가정의 필수품으로 집집마다 배치되어 있습니다. 


주전자

사람의 입맛이란 게 자꾸 먹다 보면 취향이 바뀌게 되더군요. 이젠 장인어른께서 식사를 마친 후, 녹차 주전자 앞에 앉으시면 저도 따라 앉지요.^^~~

녹차는 기름이나 비린 맛을 없애는 데는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특히 멀리서 오셨다고 최근에 고기 반찬을 많이 올리다 보니, 저도 입안 가득 기름이 많이 배어있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베트남에서 가지고 온 녹차 한잔을 장인어른으로부터 건네 받으면 녹차의 향과 떫은 맛만 매력적으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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