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 봄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속삭이듯 내리고 있지만, 매번 내릴 때마다 온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도 남을 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달라 보일 정도로 만물이 꿈틀거리며 화려한 봄날의 축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너도 나도 열심히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듯합니다.

미적 감각에 둔감한 제가 땅을 솟구치며 피어나는 초록의 새잎을 보면서 봄날의 포스팅으로 준비하려고 했던 것이, 봄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터진 생명들의 향연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개나리

집 앞의 둥천에 있는 개나리라서 움직임이 있으면 사진을 찍으려고 했어요. 엊그제 봄비를 맞은 뒤라 꽃망울이 커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개화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오전부터 또 봄비가 내리길래 확인 차 눈을 가져갔더니 완전 당황!~~

개나리꽃

개나리꽃은 노란색이라서 밝고 명랑합니다. 거기에다 작은 꽃이 오손도손 모여 있어서 화사함이 더 하지요. 사진을 찍고 포스팅에 준비했던 사진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노오란 한복 치마를 입은 사람을 닮은 듯합니다.~


자두나무

이번엔 뜰에 있는 자두나무예요. 고목이라 움직임이 저처럼 둔할 줄 알았는데, 자두나무마저도 갑작스럽게 꽃망울을 키웠어요.~


앵두나무

요건 앵두나무예요. 작은 과실이 달리는 나무 답게 눈도 아주 작습니다.~


철쭉

화단에 심어 놓은 산철쭉입니다.



매일 마당을 오가며 지내는데, 잎이 어찌 이렇게 활짝 피도록 몰랐을까요?

풀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며 나무고 풀이고 모든 생명에 잠을 깨웠어요. 밭에서는 풀과의 전쟁을 치뤄야 하지만, 마당 둑에 일찍 내민 풀들은 이상하게 밉지가 않네요.~

찔레나무

사람도 사회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해서 살아 남으려고 하듯이 자연도 똑 같습니다. 큰 나무에 가리면 살아남으려고 더 빨리 키를 키우거나 더 일찍이 잎을 세상에 보내어 햇빛 양분을 저장하려고 하지요. 

암튼 봄비가 내리면 지난 가을 이후 땅속으로 숨어버린 자연의 생명들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옵니다. 마치 더 거친 세상이 와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지식을 담으려고나 할 기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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