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닥나무 작업이 한창인데요, 한번은 밭둑이나 야산에서 닥나무를 베어왔을 때였어요. 출발 전에 쪄놓았던 닥나무를 할머니와 은수가 껍질을 벗기고 있었습니다. 그저께도 우리 은수 닥나무껍질 벗기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에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아빠를 쓰러뜨릴 만큼 웃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은수

제 덩치에 맞는 것을 골라서 벗겨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굵은 닥나무만 선호하는 은수..


딸

벙어리장갑을 낀 손으로 잘 벗기고 있던 은수가 갑자기 입을 벌렸어요.

꼬마

헛?
손으로 벗기다가 실패한 닥나무를 할머니나 아빠한테 양보하지 않고 입으로 물어 뜯습니다.


여자아이


은수

"푸우~퉤!"

입술과 입안에 묻은 닥껍질을 내뱉는 모습까지 영락없는 할머니의 모습이었어요.



전 은수할머니를 물끄러미 쳐다봤어요. 그러자 눈물이 날 만큼 웃으시던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표정을 먼저 지어 보이십니다.


딸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어쩌다가 벗기기 힘든 닥나무도 용케 벗겨내고 있어요. 처음엔 호기심에 어른들 따라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틀렸습니다. 우리 은수 작업이 끝날 때까지 함께 했거든요.

닥나무껍질

저렇게 큰 껍질을 다섯 살 여자아이의 힘으로 벗겨내고 있었으니 쓰러질 만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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