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금연을 선언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담배에 손이 가고 있어요. 하지만,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고 늘 도전 중에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 쓸 때마다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니 억지로라도 매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금연


금연을 선언하고 열흘 가까이 담배 한 개비도 손을 대지 않았을 때, 제 몸에 나타나기 시작했던 뜻밖의 역효과(?)에 대해 오늘은 이야기해보고자 해요.

담배는 백해무익 하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 끊으면 만사에 이로울 줄로만 알았는데, 엉뚱한 부작용에 당황해야 했던 경험담입니다. 

물론 개인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용 정도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금연 5일 전후로 해서 주체할 수 없는 식욕(?)으로 인해 잠 자는 시간 빼고는 배가 부르던 말던 간에, 무엇이든지 집어 삼켜야 했어요. 오죽 했으면 중학교 자취 생활 시절에나 즐겨 먹었던 <맛동산>이며 <빠다코코넛 비스켓>을 잠자기 전까지 안고 있어야 했을까요.

나는 열 다섯 살 그 시절에도 이렇게 까지는 군것질을 하지 않았다?

네, 일주일에 밑반찬 구입비를 포함 3천 원을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전 재산이었기에, 한 달에 한두 번 사 먹을까 말까 했었겠지요.

하지만, 거의 폭식 수준이었던 금연 생활 중에 군것질은 어느 정도 고비가 넘어가더랍니다.

그런데,,

군것질을 줄이게 되었더니 저녁밥은 무려 세 번...

"배가 부른데도 끝없이 넘어가는 이 포만감은 뭐지?"

금연 생활 보름쯤 되었을 때,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결국 저울 위에 올라가 봤습니다. 



왜?

보이지 않던 가슴통이 눈에 띄게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고, 아내는 올챙이처럼 나온 배가 어깨 넓이랑 나란한 것 같다고 놀리며 말하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거든요.

그랬더니 역시나 평상시의 제 몸무게가 아니었습니다. 보름달이 한번 뜨고 졌던 찰라 같던 순간에 제 몸무게는 5킬로나 불어있었거든요.

저는 마른 체형이기 때문에 5킬로쯤 살이 더 붙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바랬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금연을 시작하고 꿈에 바라던 5킬로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몸무게가 5킬로 불어난 그 순간부터 제 몸에 부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배는 늘 빵빵하니 숨쉬기가 거북해졌습니다.

그리고 무릎이 물러진 느낌이랄까요, 하체가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큰 부작용은 아무런 원인 없이 갑자기 찾아온 허리통증이었습니다. 최근에 삐꺽한 적도 없고 망치 한 번 들어본 적이 없는데도 자고 일어나면 허리 통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참다 못해..

"여보, 나 허리 무지 아파..담배 다시 피울래!"

마눌님 허락해주지 않더군요. 
에잇, 괜히 선전포고 해 가지고는...

어쩔 수 있나요. 몰래 피우는 수 밖에..
그래도 허리가 낫지 않으면 제가 짐작했던 게 틀렸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땐 병원을 찾을 셈이었어요. 

그 이후 몰래 몰래 피우기 시작했더니,,,

허리 통증이 점차 누그러지더니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뭐 이런 후유증이 다 있노?ㅠㅠ"

결국 제 허리 통증은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 탓인 걸로 잠정 결론 내리게 되었고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해서 피우진 않을 겁니다. 담배 한 갑 사는데 배춧잎을 주었더니, 반 토막 난 단풍잎이라니..

건강보다 아픈 과중한 담배 세금에 심장이 오그라듭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