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세 살짜리 제 딸을 아기라고 불러야 할 지, 아이라고 불러야 할 지 애매할 때가
있더군요. 아직은 아기 같은데, 혼자 잘도 뛰어 다니니 아이 같기도 하고... 그래도 부르라면 아기라고 불러야겠지요. 불러오던 이름이 아무래도 친숙하니까요.^^

아내는 그런 아기에게 끼니마다 밥을 줄 때, 꼭 어른들이 식사하기 30분 전이나 한 시간 전에 
주더군요. 언젠가 육아 책장 속에서 가볍게 읽었던 글귀엔 어른들의 식사와 공유하라던 말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렇게 하면 아기와 엄마 둘 다 밥을 못 먹는다나요.ㅎ

뭐 제가 해오던 게 아닌 아내의 일상이었다 보니 편한 대로 맡겨 놓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1차 아기의 식사 시간이 끝나면 어른들의 식사 시간이 이어집니다. 티비를 보던 아기는 어떻게 하든 밥상 앞에 다시 앉습니다. 그때는 주로 제 무릎에 앉지요.

못하는 젓가락질로 이것저것 헤집어 놓기도 하고 숟가락으로 된장 속에 든 두부를 꺼내어 
"아빠, 아~"하고 제 입 쪽으로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기특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불편해 집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말리면 또 생 떼를 쓸 거고 분을 못이기면 숟가락을 집어 던져 밥상이 엉망이 되기도 하는데요. 늘 벌어지는 일상이라 조금씩 자제는 시키지만 무리하게 제재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기가 오늘은 문득 변했습니다.

밥상 앞에서도 얌전해졌고 어른들이 밥숟가락을 놓은 빈 그릇을 들더니 키도 모자라는 싱크대 너머로 집어 넣습니다. 그땐 정말 신기하더군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엄마의 행동을 고스란히 따라하는 것이요.



저희 집 부엌..



세 살짜리 딸한테는 그릇을 담는 싱크대의 높이가 꽤 높아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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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발 뒷꿈치를 치켜 들고 싱크대 안으로 쏙~ 잘도 집어넣었어요.^^

어때요?  이만 하면 잘 도와 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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