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할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얼마 동안 집을 비우셨는데, 오늘 오신다고 연탄불을 피워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아침 일찍 저희 집 연탄독에서 밑불을 가지고 가서 불을 피워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보답을 바랜 건 아니었지만 목살을 선물 받았어요. 덕분에 온 가족이 오랜만에 돼지고기 파티를 할 수 있었지요.
저보다 딸아이기 먼저 불판 옆에 앉아서 고기를 굽고 있었어요.
그때 딸이 "아빠, 왜 금지라고 적혀 있어?" 라고 물어왔습니다.
가스레인지에 큼지막하게 <금지>라고 적힌 걸 봤나 봅니다. 구이판 아래로 나머지 글자까지 확인해보니, <과대불판 사용금지>였어요.
"가스레인지보다 큰 불판을 사용하면 위험해서 그래!" 설명해주었지요.
그런데,,
딸아이가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설명했는가 싶었을 때 아차 싶었어요. 제 딸은 아직 까지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거든요. "흐음..<금지>를 어떻게 읽었을까?"
올해로 여섯 살을 맞이한 은수입니다. 유치원에서는 학년이라는 개념이 없지만, 어찌 되었건 2년째를 맞이했어요. 그동안 이름 석 자도 쓸 줄 모르던 은수가 어떻게 <금지>를 읽었는지 아빠는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테리입니다.
이렇게 그 일을 생각하면서 글을 쓸수록 궁금증이 더 커져 오르네요. 시간 나는 대로 동화책 한 권이랑 연필을 준비해 놓고 미스테리를 풀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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