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더니 컴퓨터 책상 위에 보란 듯이 아빠의 다이어리에 그림을 그려 놓은 은수.. 
다행히 지나간 다이어리였어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여섯 살 딸이 그린 그림을 감상하다가 피식 또 피식.. 그렇게 웃음이 쉴 새 없이 나오더랍니다.

그림

먼저 그림부터 설명 드리자면 하늘색 크레파스로 그린 사각 형태는 집이고, 그 앞에 있는 두 사람은 엄마와 아빠라고 하더군요. 엄마아빠 왼쪽엔 가로수들이 양쪽으로 그려져 있어요.
그런데, 딸의 그림을 들여다볼수록 미스테리가 증폭되었습니다.


왜 눈이 한 개지? 
아니면 한쪽 눈을 찡그린 모습일까?
그렇다면 코가 없어지는데..

왜 팔과 머리카락은 그리지 않는 거야? 발까지 그려 놓고서..
사람을 그리면 늘 이런 식으로 그리는 딸입니다.

공주그림

다른 그림이 또 없을까 책장을 넘기다가..
쨍한 그림 하나 발견했습니다. 


"우앙, 있다,있어!"

여긴 언제 그렸는지 연필로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양 팔이랑 머리카락이 온전히 달려있었어요.
최근에 본 그림 중에 지극히 정상적인 공주였습니다.


아무튼 위 그림들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딸의 그림 속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발견하고는 마냥 즐거운 웃음은 아니었답니다.

무슨 놀라운 비밀?
그건 말이지요..

자식에게 넘겨지는 유전자는 결코 외형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림을 보며 깨닫게 되더군요. 어떤 사람에겐 크게 환영할 소식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매우 슬픈 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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