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둘째 쭌이가 어린이집을 첫 등원한 날이 3월 9일, 이제 겨우 일주일이 넘어섰어요. 아직도 어린이집에 적응하려면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군요. 

주말을 빼면 매일 아침 어린이집 버스가 오는 곳까지 아빠가 함께 하는데, 첫째 때와는 또 다른 아침 풍경에 세 살 아들의 등원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세살

누나인 은수는 세 살 무렵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시간부터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둘째 쭌이는 버스가 보이기 전까지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밖에 나가려고 합니다.

어린이집 버스가 마을에 도착하려면 아직도 두 시간이나 남았지만, 운동화며 양말을 들고 와서는 신겨 달라고 조르기까지 합니다.


어린이집 가방

아내가 미리 챙겨 놓은 쭌이의 가방이 너무 두툼하여 자크를 살짝 열어봤어요. 가방 안에는 어린이집에서 매일 집으로 보내주는 쭌이 전용 식판과 갈아입을 옷, 손수건 그리고 기저귀가 한 자리씩 크게 차지하고 있었답니다. 거기에 두유를 넣어 마시게끔 젖병까지..

쭌이의 일일 살림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아들

어린이집 버스는 오전 10시에 저희 마을에 도착할 겁니다. 위 사진은 어린이집에 처음 가던 날 찍어둔 사진이지만, 아침 일찍부터 대문 밖으로 나가기 바쁜 모습은 변함이 없네요.

하지만,,
그런 씩씩한 세 살 아들이 막상 버스에 올라타게 되면 어린이집 가는 풍경이 확 바뀌어버립니다.


등원

바로 이런 처절한 모습이 되는 거죠.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쭌이의 마음도 괴로울 것이지만,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미어지기는 마찬가지..

어린이집 다니는 것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야 그때부터 보내는 부모의 마음도 가뿐해지지 않을까 여겨져요.


아들

저희 마을에서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타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견디기 힘든 아이가 바로 쭌이에요.

왜냐하면 뒷좌석엔 다섯 살 아이와 세 살 아이가 함께 탔는데, 거긴 친형제 사이고 쭌이 옆 좌석엔 한 살 더 많은 네 살 아동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을의 아이들이라고 해도 사는 곳이 모두가 뛰엄뛰엄 떨어져 있어서 아직은 서먹서먹할 거예요. 아무튼 어린이집에 보내는 풍경은 아직 까지 변함 없이 통곡의 바다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풍경은 어땠을까요? 도착할 시간이 되어 울지 않는 쭌이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기다려봤답니다.

어린이집 버스

저녁 6시가 되어 드디어 아이들을 태운 노오란 버스가 마을 안으로 들어왔어요. 네 명의 아이들을 태운 버스 치고는 좀 큰 편이지요?

과연 오늘은 쭌이가 아빠의 기대에 부응해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버스 문이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

이런,, 
울거나 울지 않거나 두 가지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네 명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깊은 잠에 빠져있었어요. 아무래도 깨워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쭌

함께 오신 선생님께서 버스에서 내려주기 위해 쭌이를 깨우자마자 아침에 그랬듯 또 울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는,,

"엄마 어디 있어?" 

본능적으로 하루 종일 잃어버렸던 엄마 얼굴을 애타게 찾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어린이집에 보낼 때보단 덜 울더군요.


아들

역시 이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엄마의 품에 안기고 나서야 평온을 찾았습니다.

할머니

오늘 하루 엄마와 떨어져 지낸 시간을 주위에서 따뜻하게 격려까지 받은 쭌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울음이 멈추어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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