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이웃에서 여름에 먹을 감자를 심으니, 우리도 얼른 감자씨를 사와서 심자고 야단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감자에 대한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용수철처럼  "먹고 싶으면 그냥 사 먹어!" 잔뜩 언짢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고 말았으니, 아내 또한 기분 좋을 일이 없었겠지요? 그 덕분에 며칠간 냉전모드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감자농사를 지어 공판장에 출하를 해보니, 3등급 한 박스(20킬로)에 3천 원이 나왔습니다. 거기에다 감자를 담은 빈 박스는 개당 1천원 했구요.씨값을 포함하면 2천원도 안되는 수입을 벌자고 유월 땡볕에 고생을 했으니 여간 속상하지 않더라구요.

공판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두고두고 맹세를 했습니다. 
“ 내 평생에 감자농사 짓나 봐라! 딱 먹을 것만 짓고 말란다.” 사실 그때가 감자농사를 처음 지은 해였는데, 이 놈의 감자는 가격이 밑바닥을 칠 때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내려가더군요. 그래서 한 철 먹을 것만 짓겠노라 맹세했지요. 또 사 먹으려고 하면 비쌀 테니까요.ㅎ
 

그래서 지난해엔 정말 먹을 것만 지었습니다. 노란 콘테이너 박스로 10상자쯤 나왔으니, 인심도 쓰고 다섯 박스는 고방에 넣어 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밥상에서도 감자요리를 구경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왜 이렇게 감자반찬을 안 만드냐?"고 물었더니 별로 내키지가 않는다는군요. 무더운 탓도 있었겠지만, 어쨌거나 고방에 있던 감자는 하얀 곰팡이가 피어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었고, 맛 한번 제대로 못 보고 거름이 되었지요. 차라리 내년부터는 그냥 먹고 싶을 때 사 먹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날 이때까지 잊고 지내왔는데 이웃에서 감자 심는 것을 본 아내가 그런 이야기를 불쑥 꺼냈으니, 서로 좋지 않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어쩌면 예고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간 옥신각신 다투다가 결국 두 줄만 심자는 아내의 말에 협의를 본 후 작업을 시작했지요.

감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트랙타며 관리기로 작업을 했습니다. 여기는 감자부터 시작, 오이며 토마토, 
호박, 가지, 기타 채전 밭으로 이용할 거예요. 


아삭이 고추


아,,
아삭이 고추도 있었지?^^



아삭이 고추는 말 그대로 깨물면 아삭아삭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전혀 맵지도 않고 그래서 채소 같기도 하고,,


상추


2차로 뿌린 상추씨가 또다시 파릇파릇 올라오고 있어요.

관리기


지난 여름에 사용하고는 올 들어서 처음으로 사용 했네요. 관리기는 매년 처음 사용할 때,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애를 먹곤 하는데 올해는 탈 없이 잘 걸려 주더라구요.


아세아


이렇게 작아 보여도 엄청 많은 기능이 있습니다. 두둑형성, 배토, 비닐피복,예초기,로터리 등등 못하는 게 없는 전천후 만능기계에요. 옛날에는 소가 밭을 갈고 골을 지었지만, 이제는 관리기가 소 이상의 다양한 일을 합니다. 농사지기에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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