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딸아이와 한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오후 늦게 마을 앞에 펼쳐져 있는 모래 백사장을 밟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빠, 우리도 물놀이 하러 가면 안돼?"

"으응? 내일 아동센터에서 돌아오면 가자!"


남매

그리고 다음날 아동센터에서 은수가 돌아왔습니다. 오후 6시에는 동생 쭌이도 어린이집에서 돌아왔고요. 은수는 엄마아빠가 밭에서 일을 하고 있어도 상관없지만, 쭌이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꼭 데리러 나가야 해요. 그래서 은수한테 발목을 잡히고 말았습니다.

"아빠,오늘은 물놀이 시켜 준다며?"

동생 쭌이를 데리고 집에 오니까 은수가 다짜고짜 눈치만 보고 있는 아빠한테 따지듯 소리를 지르더군요.ㄷ~


물놀이

오후 6시면 더위가 한풀 꺾여 겨우 일을 할 수 있는 황금시간대인데, 오늘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은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30분 가량 짬을 내보기로 했어요.


은수

물놀이 기구는 은수가 들고 왔지만, 동생 쭌이 차지가 되었답니다. 그래도 투정 부리지 않고 혼자서 잘 놀아주더군요. 제가 보기에 울 딸 이런 포즈 취하니까 꼭 인어공주 같았어요.

물놀이

그나마 마을 앞에 이런 냇물이 흘러내리고 있어서 경비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네요.

남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너무 좋아했어요.
올여름 이렇게 가까운 곳을 두고도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남매

쭌이가 독차지하고 있던 튜브를 은근히 타보고 싶었는지 가끔 합승하려고 했지만,,


남매

튜브가 견뎌주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


물놀이

가족의 평화는 이래야 찾아옵니다. 언제나 쭌이가 독차지해야 하지요.


물놀이

그러나 가끔은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긴 인생사에도 그런 일이 많겠지만, 오늘 은수한테도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어요. 한번은 쭌이가 튜브를 놓쳤고 때마침 아랫쪽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던 은수가 환호를 하며 낚아 챘던 거죠.


"이게 웬 횡재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아했었어요.


물놀이

하지만, 튜브에 채 올라 타보기도 전에 쭌이가 다가와 누나를 밀치기 시작했답니다.


남매

밀치든 말든 기어코 튜브에 올라타고 출발해보려고 했던 은수였지만, 되찾으려는 쭌이도 만만치 않았어요.


남매

매일 튜브 들고 물놀이 언제 가냐며 조르던 은수였는데, 이날 튜브는 이렇게 타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짬을 내었던 30여 분의 시간은 다 흘러갔고 이젠 물놀이에 홀딱 빠져있는 둘 남매를 물 밖으로 나오게 만들어야 했어요. 하지만, 둘 남매 좀처럼 물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더군요.


물놀이

주말에는 뜨거운 낮 시간에 다시 올 수 있습니다.

토요일에 다시 오겠노라 아이들과 약속을 했지만 쭌이는 막무가내였어요.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않더군요. 그래서 결국엔 강제 텔레포트 시키기로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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