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오는 노란 버스에 태워 보낼 때는 울지 않던 쭌이가 아빠 차로 태워주면 무지막지 울어버립니다. 봄에도 그랬지만 여름에도 쭌이 엄마아빠는 힘을 모아 밭일을 해야 해서 아침 일찍 태워주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그때마다 아빠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쭌이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했어요.

오늘은 여름방학이라서 방콕하고 있는 은수를 대동해서 어린이집으로 함께 출발해봤습니다.

남매

쭌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주차장에 도착했어요. 

"쭌아, 누나 손잡고 가자!"

남매

누나의 손을 잡고 가서일까요..
집에서 지낼 때처럼 편안하게 누나를 잘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남매

그런데,중간에서 어린이집 선생님과 마주쳤어요. 그리고는 그때부터 누나한테 매달려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지요. 하루 종일 엄마아빠,누나랑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게 쭌이한테는 참 부담스러운 일인가 봅니다. 


남매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않고 완강하게 버티고 섰어요.


남매

은수도 서너 살 땐 쭌이 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집보다 유치원과 아동센터에서 지내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답니다.


쭌이도 마찬가지로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려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은수

막무가내로 버티고 서있는 쭌이를 선생님께 억지로 맡기고 은수랑 뒤돌아섰습니다. 그제서야 어린이집 화단에 예쁜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우리 딸 사진 찍어주겠노라 화단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해보라고 했더니 기대 이상으로 예쁜 사진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은수 뒤로 보이는 키 큰 화초가 봉숭아 꽃입니다.

봉숭아

옛날 생각이 나서 봉숭아 꽃잎 하나 따서 돌멩이로 대충대충 콕콕 찍어주었지요. 그리고는 손톱이 예뻐질 거라며 말해주고는 은수 손톱 위에 살포시 얹어주었습니다.

손톱

그 결과는 참 암담할 정도로 엉성했어요. 빨리빨리 문화에 너무 빠져버린 폐단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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