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산소 풀베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특히 주말에는 고향에 모신 조상님들의 묘소를 찾은 벌초객들의 예초기 소음이 여기저기에서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저도 할머니,할아버지를 비롯해 아버지와 증조부모님의 산소까지,,거기에 밭을 붙이는 대신에 베어주는 산소까지 합하면 열 곳이 넘어가네요.

매년 이맘때면 늘 하는 일이지만, 벌초작업을 눈앞에 두고는 언제나 걱정과 두려움이 앞섭니다. 예초기 자체의 위험성도 매우 크지만, 그보다 더 예상치 못했던 벌집이라도 건드리게 될까 노심초사 하기 때문인데요, 벌초를 수년 간 해오면서 조금씩 두려움에 대한 대처를 나름대로 터득해 나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알고 보면 새로울 것도 없지만, 벌초 경험이 적은 분이나 예초기 경험이 없는 분들한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싶어요.

벌초

먼저 준비물은 빠짐 없이 챙겨야겠지요?

CC오일과 혼합된 휘발유를 가득 넣고 여유 분의 예초기 날과 교환 가능한 연장, 안전모, 무릎까지 오는 장화, 낫, 톱, 풀을 거둘 수 있는 연장(갈퀴), 이렇게 준비하고 가시면 준비 끝!

벌초할 곳이 여러 개 있다면 여유 분의 혼합 휘발유를 더 챙기시는 게 좋겠지요?


예전에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된 안경이 나왔지만, 작업 중에 습기가 차서 불편하고 예초기 날에 작은 돌덩이나 억센 풀가지가 얼굴을 강타하면 많이 아프답니다. 위 사진의 안전모가 얼굴 전면을 보호하면서 땀이나 습기로 인한 시야 가림이 없어 좋습니다.


두 번째 무릎까지 오는 장화가 좋은 이유는 예초기 날에 상처를 골고루 막을 수 있으면서 풀숲의 잠복하고 있을지 모를 독사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에 오른다고 해서 등산화를 신고 벌초작업을 나가시는 분들도 계신데, 벌초는 어디까지나 평소 잘 다니지 않던 풀숲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낫과 톱은 지난해의 벌초 환경에서 필요에 따라 챙겨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벌초

벌초할 곳에 도착했다면 바로 예초기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앉아서 쉬었다가 시작하기 마련이지만, 이때 호흡을 고를 겸 5분에서 10분 정도는 산소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벌집이 있다면 땡비나 말벌이 날아드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그 후에도 날아드는 벌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그 이후에도 주변에 있는 흙을 한 움큼 쥐어 산소 주변에 다시 한번 뿌려보곤 합니다.

예초기 작업 중에는 시끄러운 소음과 안전모를 쓴 상태기 때문에 벌에 쏘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철저하게 파악하고 작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벌에 쏘이는 것도 큰 고통이지만, 또아리 틀고 있는 독사는 더 무섭습니다. 특히 이맘때 독사는 독성을 더욱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해야 해요. 독사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을 가지 않고 더욱 더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가차 없이 공격을 가합니다.

잠복해있는 독사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벌초 작업에선 목이 긴 장화를 신는 것이 독사로부터 더 안전하게 몸을 보호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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