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농사를 마치고 나면 어느덧 7월이 끝납니다. 그 안에 밭에서 수박이 비워질 때도 있고 가끔은 다음 달인 8월 초에 밭이 비워지기도 해요. 어찌 되었건 수박 후작으로 익숙하게 농사지었던 단무지 대신 올해는 재배 경험이 없는 단호박을 선택했답니다. 

수박밭

수박 상인이 밭을 비우자마자 뒤따라가며 밭 청소를 했습니다. 잘라 놓은 수박 덩굴이 바싹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단호박 씨를 외줄 35센치 간격으로 심었답니다.

단호박씨

저희 단호박 농사는 계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단호박 씨 가격이 얼마 하는지 잘 모르지만, 꽤 비싸다는 이야기를 귀동냥으로 엿들을 수 있었어요. 


단호박 심기
<8월 5일>

여긴 또 다른 수박밭..
한 구멍에 단 한 개의 호박 씨를 넣습니다.
귀한 몸이니까요..

그림

올 8월 초에는 비도 없었고 워낙 뜨거웠기 때문에 물을 주며 심었어요. 
일찍 심으신 분들은 낭패를 보기도..


단호박
<8월 12일>

그리고 얼마 뒤에 와보니,요로코롬 예쁜 어린 싹이 빈자리 없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단호박
<8월 27일>

후작으로 심는 단호박은 특별히 관리할게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자연 그대로 살아가도록 접순을 가위질 하지도, 길을 유인해주는 작업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단호박
<9월 7일>

불과 한 달 새 밭이 막 어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들은 대로 줄기가 엉키든 말든 가만히 놔두었더니,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는 좀 답답해 보였을 겁니다.

단호박
<9월 7일>

가을 단호박은 특별히 손질할게 없고 방제 작업만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새싹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벌레가 일기 시작하므로 약 살포는 그때부터 때를 놓치지 말고 제때 방제 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더군요. 특히 암꽃이 필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벌레가 단호박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못쓰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단호박은 흰가루병과 역병에 매우 취약하답니다. 노지에 흰가루가 붙으면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역병 또한 열매를 썩게 만들 뿐 아니라 멀쩡한 열매까지 결국 썩게 만들므로 병이 오기 전에 예방을 철저히 해야겠지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