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군요.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구마밭이 한두 떼기 같으면 정신이 있을 법도 한데, 열 마지기(3천 평)밭을 추석 전후로 끝낼 계획이어서 머리가 조금 아프긴 해요.

장모님과 장인어른은 품앗이 때문에 이웃집으로 가셔서 첫날은 아내와 둘이서만 작업을 했는데요, 올해 가뭄을 톡톡히 받은 밭부터 처리하기로 했답니다. 하필 그 밭이 마을 앞 대로변에 있어서 풀 반 고구마 덩굴 반..

참 보기가 싫었습니다.

고구마밭

남의 땅을 붙이기 때문에 어지간히 나와주어야 할 텐데, 고구마 덩굴이 헛골에서 자라는 풀을 이기지 못할 정도였으니 걱정이 앞선 아내가..

"여보,고구마가 안 들었으면 어떡해?"

보는 눈이 같은 지라 뭐라 답변하기도 난감했습니다.

"걱정 마, 실뿌리도 싹 내는 데는 기가 막혔잖아!"

올 초 고구마 모종농사 때 대성공을 이룬 경험으로 적잖이 걱정하는 아내의 어깨에 힘을 불어주었어요.

고구마밭

채굴기를 경운기에 매달고 한골한골 고구마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랏!"


밤고구마

그것도 몸값이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비싼 녀석들만 말이지요.

밤고구마

고구마는 크면 클수록 값이 떨어집니다. 크면 튀김용으로 쓰인 다는데 상품의 절반값 정도..



반대로 작으면 작을수록 저한테는 여러가지 잇점이 많습니다. 가격도 최상품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저에겐 모종농사가 있기 때문에 작은 녀석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밤고구마

그리고 놀라운 건..
이런 녀석들이 대부분인데도 한 마지기에 80상자나 나왔다는 것..
줄기가 형편없어 헛골에 잔뿌리도 박지 못했는데 고구마는 참 예쁘게도 달려 있었습니다.

고구마

저보다 고구마 농사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늘 말씀하시던, 고구마는 줄기 힘이 쎄지면 안된다는 의미를 되새겨본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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