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메라를 니콘 d7200으로 바꾸면서 렌즈 또한 최대 55미리에서 140미리까지 당길 수 있는 렌즈로 업그레이드 시켰는데요, 덕분에 그동안 찍고 싶어도 찍지 못했었던 작은 새도 사진에 담을 수 있게 되었어요. 새보다 훨씬 작은 개미 같은 경우는 오히려 찍기가 더 수월합니다. 새처럼 경계도 하지 않고 날아갈 일이 없기 때문이죠.

딱따구리


카메라를 구매한 이후 처음으로 딱따구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때마침 마당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을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딱따구리의 연락이란 부리로 나무를 쪼는 소리예요.

딱따구리


저희 집 옆에 오래되어 덩치가 큰 밤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곳에서 밤나무 가지에 앉아 구멍을 파기 시작했어요. 딱따구리가 부리로 나무를 쪼는 소리는 요란합니다. 소음이 없는 조용한 산골에서는 더더욱 크게 느껴져요.

딱따구리


앗차차!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뗐는데도 딱따구리가 눈치를 채고 한 발자국 물러섭니다. 딱따구리가 이렇게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는 이유는 둥지를 틀 때나 먹이를 찾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보이시나요? 딱따구리의 엉덩이가 마치 원숭이 엉덩이처럼 빨갛습니다. 원래 원숭이 엉덩이를 닮은 것인지, 아니면 피부병을 앓고 있는 녀석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필 제 사진에 멋진 모델이 되어준 녀석이 저에게 수수께끼를 남기네요.

딱따구리


나무 속에 든 벌레를 찾다 말고 경계심 때문에 자꾸 높은 곳으로 뛰어올라 가더군요.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고 보니 딱따구리의 특징들을 낱낱이 훑어볼 수 있게 되었어요. 발톱 또한 제가 들고 다니는 낫자루나 쇠스랑을 닮았네요. 작은 새 치고는 깨나 날카로운 발톱입니다. 날개의 검은 바탕에 흰 무늬도 참 재미있게 생겼어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