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를 쓰지 않고 잘 지내던 쭌이가 가끔 엄마아빠의 속을 태울 때가 있는데, 그게 언제고 하니 가끔 할머니께서 다녀가신 이후에 일어납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한없이 너그럽다고 해도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가르치지 못한다면, 떼 쓰는 아이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 수 있었어요. 

또, 한번 떼를 쓰기 시작하면 아이의 징징거림이 암세포처럼 커져 가는 특징이 있어요. 먼저 어떻게 했을 때 떼를 많이 쓰게 되는지 일상을 들춰보겠습니다.

1. 할머니 등에 업히기.
업어주지 않으면 업어줄 때까지 바닥에 엎드려 울기.

쭌이는 태어나서 네 살이 될 때까지 엄마아빠 등에 한번도 업힌 적이 없어요. 첫 애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자다가 일어나도 울지 않고 혼자서도 잘 놀았던 쭌입니다. 그랬던 쭌이가 할머니의 등에 한번 업히기 시작한 이후로는 성격마저 바뀌어가고 있었어요. 세 살 아이들이 뭘 알겠냐고 방심한 사이 그 아이는 어른 머리 위에서 명령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2. 무엇이든지 쭌이 입으로..
일단 등에 업혔다 하면 저지레를 하지 못하도록 높이 치웠던 물건들이 쭌이 손에 닿게 됩니다. 하루는 설탕을 꺼내 밥그릇에 붓고 숟가락으로 떠먹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어요. 커피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이번에는 어쩐 일로 설사까지 하게 되어 병원을 찾아야 했어요. 떼쓸 때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한번 승낙을 해주면 그 이후엔 모든 것을 승낙해주어야 합니다. 더 크게 더 많이 떼를 쓰기 때문이죠.


3. 누나 것은 모두 나의 것!
한쪽은 떼를 쓰고 한쪽은 들어주다 보면 성격마저 제멋대로 됩니다. 마치 덤으로 얹어주는 물건처럼 말이지요. 누나가 갖고 노는 물건은 무조건 뺏고 봅니다. 뺏지 못하면 다시 1번처럼 바닥에 엎드려 통곡하기.

그동안 닥나무 작업한다고 밖으로 돌아다녔다가 집안은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집 청소는 다시 치우기만 하면 되지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하는데 이때 고치지 못하면 앞날의 근심 걱정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쭌


평소엔 할머니께서 다녀가신 이후에 행동 교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오늘은 도가 지나쳐 이 순간부터 시작할 겁니다. 



현재 할머니 등에 업히지 못해 5분 동안 대성통곡을 마친 상태예요. 제가 쭌이 할머니께 신신당부드려서 더 이상 업어주지 않기로 약속 받았어요. 그래도 어머니께 죄송스러운 마음에 예외를 두기로 했습니다. 쭌이가 웃고 잘 놀고 있을 땐 잠시 업으셔도 된다고..

남매


이번엔 누나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가르칠 때예요. 
누나가 가위로 색종이를 자르고 있으면 먼저 가위를 뺏는 쭌입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색종이까지 마저 뺏어요. 그런데, 은수도 많이 당해 봐서 그런지 대처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위는 다시 하나 더 가져오고 색종이는 아예 여분을 두고 있었어요.

"쭌아, 누나와 사이좋게 나눠 가져야지 그렇게 다 뺏으면 나쁜 사람 되는 거야!" 아이라고 해서 그냥 웃고 지켜 보기만 하는 것보다 왜 나쁜 행동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때로는 따끔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를 바로 키우는 비결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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