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를 새로 한다는 것은 큰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방마다 배치되어 있는 무거운 가구를 옮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죠. 저흰 지난해 여름에 무늬가 없는 하얀색 도배지로 대공사를 했어요. 그리고 공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한테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이제 벽이 깨끗해졌으니까 절대 벽에 낙서하면 안돼?"라고..

벽화


하지만, 언제 그랬는지 딸아이가 침대 위에 올라서서 여러 가지를 붙여 놓았던 것이 오늘 아빠한테 딱 걸렸습니다.

"너 벌써 시작이냐?" 

그런데,이번에는 그렇게 낙담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공간을 꾸민 정도로 봐줄 만 했어요.

그림놀이


볼펜이나 매직 같은 것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아마 쓰러졌을 지도 모릅니다.



저 위치는 누우면 훤하게 보이는 곳이라서.. 

낙서


그리고 나서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 알쏭달쏭한 낙서와 그림들..

아이들로부터 새 도배지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다 크고 나거든 도배를 하라는 이야기도 있을까요?

결국 저는 아이들로부터 새 도배지를 지키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둘째가 다 클 때까지 기다리기엔 벽이 너무 오염되어 있었고요..

더 이상 벽에 낙서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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