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딸아이는 유치원 봄방학 기간이라 할지라도 아동센터에 나가기 위해 평소와 같이 일찍 일어나서 맨 먼저 하는 일과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일어나자 마자 머리끈을 챙겨 엄마한테 달려가서 묶어 달라고 간청을 올리는 거예요. 지극히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 조금 후덜덜 합니다.

머리끈


마침 오늘 아침엔 가끔은 미운 아내가 제 맘에 쏙 들게 딸아이의 머리를 묶어 놓았어요. 은수도 마음에 들었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쫓아와서는 "아빠, 내 머리 어때?" 들뜬 목소리로 묻더군요. 당연히 저도 흐뭇했습니다. 딸아이가 예쁘게 꾸며진 것을 보면 아무 이유 없이 무작정 좋아요. 문제는 그런 대답을 흘리기도 전에 다른 공간에 있는 아내와 둘째의 심각한 미사일 폭격 소리에 착잡해진 아침입니다.

듣고 싶지 않은 억양들입니다. 그리고 아침엔 더더욱 듣기 싫은 악센트였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해졌습니다. 마치 미사일 한두 방에 해결이 된듯한 분위기?

저는 딸아이와 싱글벙글.. 밖에선 아내와 아들이 미사일로 공방전이 일어나다가 조용..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남매


미상일 공방전에서 틀림없이 아들 녀석이 이긴 듯합니다. 부녀만 있던 방에 먼저 달려온 둘째 쭌이가 승전의 기쁨을 만끽한 표정이에요. 

머리끈


누나의 머리를 묶는 어떤 모습이 쭌이의 마음을 흔들었을까요?



제 3세계의 어떤 나라에선 엄마의 손길을 시샘 한 거라고 설명하며 또 다른 변방 국가에선 누나의 모든 행동들을 따라해야 적성이 풀리는 걸로 설명하더군요.

네살


아들아! 이런 것까지 꼭 따라해야겠니?

남매


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뭐라고 하지 못하겠어요. 머리 묶는 것을 따라하는 네 살 된 아들의 호기심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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