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베트남으로 장가를 들었고 한국으로 시집을 와야 했던 그녀들이 외롭지 않게 다문화 친목계를 만들어 지금껏 유지해오고 있어요. 문제는 여덟 쌍의 가정이 매달 친목을 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들끼리의 리그를 만들어 운영을 했다는 거지요.

왜 베트남 신부들은 그녀들만의 리그를 만들었을까요?

남편으로써 조금은 서운한 것도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그 실상을 민낯을 대면한 것처럼 세세하게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건 말이지요. 이번 달 그녀들만의 리그 장소가 바로 저희 집이었거든요.


신발


일요일 정오를 향해 시침이 가까워졌을 때, 약속이라도 한 듯 너도나도 당도했어요. 저희 집 현관 앞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신부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가(농삿일로) 점심 먹으러 들어왔더니 분위기 참 밝아 보였어요. 꽤 분주하기도 했고요.

동심


이런 분위기가 하루이틀이 아니라서 이젠 익숙합니다.
그냥 아이틀의 순간포착 사냥으로 만족하지요.


베트남 샤브샤브


드디어 드넓은 거실로 먹을 것이 등장했어요.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너무 무식해 보였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먹더라도 이렇게 많은 야채가 필요 없어 보였거든요. 
거대한 광주리에 여러 야채가 넘쳐 나는 진풍경이 저한텐 낯설게 보였어요.

베트남 샤브샤브


그러고 난 후, 연이어 나오는 것들은 바다의 보석들..


베트남은 육상음식보다 수상음식이 아무래도 더 흔해 보인 이유를 증명하고 있는 듯했어요. 

베트남 샤브샤브


베트남식 샤브샤브가 완성되기까지의 재료들이었다는 것을 이젠 알겠지요?
 

베트남 신부


그리고 그녀들이 모였어요. 초창기에 비행기 타고 한국에 함께 왔던 세 명의 신부가 오늘 참석을 하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새로 들어온 다문화 후배 가정이 두 곳이 늘어 빈자리를 채우기에 충분했고요..

베트남샤브샤브


그녀들만의 리그..

화려한 수식어를 떠나 베트남 그녀들만의 모임을 따로 가졌던 이유가 향토 음식을 남편들의 거추장스러운 모습 없이 먹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런 자리에 저희 집이라는 이유로 맛과 분위기를 음미해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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