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를 한 달여 앞두고 너도나도 1차로 논을 삶아 놓습니다. 물을 대어 트랙터로 로터리 작업을 해두는 것이지요. 이는 지난해의 벼 뿌리와 봄에 새록새록 자란 잡초를 더 억세지기 전에 녹여주기 위함입니다. 

황새


그런데, 이런 작업을 마친 논에는 하얀 황새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고 있어요.

옆에는 건강한 모래알이 데굴데굴 흐르는 냇가가 있지만, 저희 마을을 찾은 황새들은 논에 트랙터가 들어갔다 나오면 이렇게 자리를 잡곤 합니다.

황새


트랙터 시동을 끄면 틀림없이 날아가고 말 거예요. 그래서 시동을 켜둔 채로 옆문만 조심스레 열고 카메라를 들어보았어요.


그런데도 시끄러운 엔진소리에 딸깍 문 열리는 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었는지 두 마리는 날개짓을 펼치고 윗논둑 근처로 피신을 가더군요.

황새


논에 찾아오는 동물 중에 백 번이면 백 번 귀하고 반가운 손님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