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합니다. 비닐은 고라니가, 열매는 멧돼지와 너구리가..
그나마 고추는 안전하다 싶었는데, 최근에 와서 날짐승인 산비둘기와 꿩이 콩이 아닌 고추까지 쪼아 먹기 시작했어요.

허수아비

조류 기피제인 농약을 사와서 방비도 해보았지만, 날짐승의 입맛에도 딱 떨어졌는지 쉽게 물러서지 않는군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콩밭에나 설치해보았음 한 허수아비를 고추밭에도 설치하게 되었어요.

허수아비

고추밭에 허수아비를 세우고 있어야 하는 입장이 웃지도 울지도 못할 기분이더군요.

허수아비


홍고추

주범이 산비둘기와 꿩입니다. 대부분 홍초만 골라서 쪼아 먹지만, 가끔은 색이 오르기 시작한 고추도 쪼아 놓았어요.

고추


고추

작은 몸짓으로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나 싶기도 해서 처음엔 지켜만 봤는데, 곧 과실 밭의 멧돼지 만큼이나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부리로 쪼아 놓는 고추는 첫 수확도 하기 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어요.


황순이

뒤늦게 몸이 달아 허수아비를 세우고, 수박밭을 지켰다가 집에서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던 세 살된 황순이까지 다시 현장으로 출동시켜야 했습니다.

황순이

농사는 제가 짓지만, 지켜내는 것은 황순이의 역할이 커요.
수박부터 고구마..
올핸 고추까지 덤으로 떠맡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답니다.

누렁이

1년의 절반 정도는 밭에서 생활을 합니다. 3년의 경험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서 그런지 효과 또한 만점이구요. 이제는 우리집에 없어서는 안될 귀한 농삿꾼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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