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8월이지만, 시골은 언제나 그래 왔듯이 고추 수확과 건조에 여념이 없을 때입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덜 마른 고추를 마저 말리고 선별작업도 해야 하지요. 특히 건조된 청양초 선별작업을 할 땐 조심해야 할 게 있어요. 땀이 난다고 해서 무의식적으로 손이나 팔을 이용해 얼굴을 닦으면 피부가 쓰라려옵니다.
오늘은 마당에 펴놓은 일반초와 청양초 모두 선별작업을 할 거예요. 그런데, 은수와 쭌 둘 남매가 시원한 곳을 마다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얘들아, 고추 만지면 맵고 쓰라리니까 집에 들어가 있어!"
호기심이 가득한 쭌이를 비롯해 은수까지 엄마를 돕겠노라며 말을 듣지 않는군요.
들고 나르는 것이 좀 귀찮더라도 그늘로 자리를 옮겼어요.
이번엔 정말 매운 청양초예요.
더운 날씨에 저 손으로 땀을 닦거나 얼굴에 갖다 대기라도 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겠지요.
집에 들어가는 것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남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절대..
절대로 그 손으로 얼굴의 땀을 닦지 말라고 다짐을 받는 정도였어요.
선풍기까지 대동해서 아이들 얼굴에 땀이 나지 않도록 바람을 쐬어주었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자 쭌이는 유트브에 빠지고 말았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은수는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어요.
어찌 되었건 오늘 은수와 쭌이는 아빠와 한 약속을 잘 지킨 덕분에 매운 고추의 고통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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