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은 전래동화에도 나올 정도로 우리 민족에겐 매우 친숙한 과실 중의 하나 지요. 저희 집에선 어머니께 지붕 위에 싸리 채반을 얹어 놓고 그 위에 깎은 감을 실로 꿰어 널어 곶감이 될 때까지 오매불망 기다렸던 어릴 적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 아이의 아빠로서 가장으로서 직접 감을 따다가 곶감을 만드는 입장이 되었네요.^^~

곶감

아내는 깎고 전 꽂이에 걸고....
 
예전에는 사과 깎듯이 감을 돌려가며 깎느라 많은 수고로움과 시간이 들어야 했겠지만, 요즘은 생활 속 아이디어 제품들이 넘쳐 나는 세상인지라 확실히 빠르고 쉽게 끝낼 수 있었어요.

300여 개의 감을 거실 앞 베란다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보니 집 분위기가 확 바뀌더군요. 풍경이 너무 예뻐서 뒤로 물러나면서 보았는데, 멀리 떨어져서 볼수록 더욱 정감이 가더라는..^^~

하지만, 그런 좋은 날도 며칠 가지 않았어요.
앙증맞게 곶감이 되어가는 녀석들이 하나,둘,셋, 넷.... 이유 없이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거든요. 



처음으로 내 손으로 만든 곶감을 자식에게 맛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뇌리를 스쳐지나 가더라는.ㅎ

그런데, 요로코롬 쉽게 떨어지는 원인이 뭘까요?^^~~

감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어요. 원인은 바로 "기온"때문이라는 것을..

곶감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기온이 높으면 물러져서 빠지기도 하고 까맣게 변색되기도 했어요. 
다행히 그런 날들이 오래 지속되지 않고 아침저녁 기온이 크게 내려가 준 덕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녀석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지요. 

매일 아침 서리가 내려앉고 얼음이 얼수록 곶감은 더욱 예쁘게 자리 잡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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