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매서운 한파가 시작될 거라는 예보가 있었어요. 걱정이 되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돌려보았지요. 얼어서 돌아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수도꼭지


이런 날씨에 다섯 살 먹은 딸을 어떻게 유치원에 보낸다?


다른 아이들 보다 유난히 약해 보이는 딸, 감기를 달고 지내는 것이 못내 안타까워 올 가을에 보약 한 재 먹여서 겨우 잊을 만 했는데...



그런데 오늘 아침은 아빠가 마주해봐도 몸서리쳐질 만큼 매서운 겨울 아침입니다. 밤새도록 밖에서 한파와 맞선 제 차는 어느새 북극에 세워진 차로 둔갑해 있는 듯 했어요.

일단 딸이 차에 올라타기 십분 전에 달궈 놓는 게 급선무일 거라 마음 먹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딸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바깥에 데리고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앞섰지요. 

유치원에 보내지 말까? 

내 마음을 야무지게 잡으면 아프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하고자 하면 이로울 게 없을 거 같아 불편하더군요. 마치 갈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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