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와는 달리 신선한 맛을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설정의 작은 변화에도 매우 민감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설정이 함부로 바뀌지 않도록 잠금(풀림) 기능이 있어서 호기심 많은 아이들로부터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지요.  

그러나, 김치냉장고의 안심 버튼이라 할 수 있는 이 잠금(풀림)버튼이 정말 아이들로부터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을까요?

김치냉장고

저희 집 김치냉장고입니다. 좀 오래된 모델이에요. 요즘은 어떤 크기 어떤 디자인의 김치냉장고가 출시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일반 냉장고의 절반 크기에 아이들이 손만 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모든 기능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김치냉장고 기능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주방에서 다급하게 불렀어요 

"여보, 김치냉장고 불이 이상해!~"


"헉, 언제부터 이랬어?" 

"그건 나도 모르지.."

보관 기능의 <배추김치>에 불이 들어와 있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약,중,강> 중에 강에 불이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한쪽 칸은 발효에 다른 한쪽 칸은 아예 전원이 꺼져 있었습니다.


김치는 올 9월까지 먹을 계획이었는데, 위의 기능이 하루이틀 된 것이 아니라면 정말 큰 낭패겠지요? 


세살 아들

다시 원래의 기능으로 되돌려 놓았어요. 아내를 비롯해 아이들 모두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쭌이 녀석이 아빠가 설정을 마치고 뒤로 물러나자 재빠르게 달려들었습니다. 덕분에 세 살 아들이 어떻게 잠금기능을 해제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수 있었지요.

김치냉장고는 두세 살 아이들의 눈높이에 모든 기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냉장고의 정면에 위치해 있어서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버튼을 만지작거리기에 참 좋은 조건입니다.

거기에 2초 간 누르고 있어야만 작동 해제되는 만큼, 어른들을 안심 시켜주는 기능이 있지만, 아이들이 두세 살만 되면 이 잠금 버튼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요.

두세 살 아이들, 2초가 아니라 5초간도 누르고 있습니다. 어찌 잠금이 풀릴 때까지 누르고 있는 것일까요?

이 아빠 생각으론 틀림없이 벨을 누를 때마다 나는 딩동 벨소리가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 그 소리 좋아하자나요.

아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었어요. 첫째(은수)가 세 살 때도 이런 웃지 못할 경험이 있어서 아내를 의심했던 적이 있었어요. 훗날 은수가 또 만지작 거리는 걸 보고 알았지요. 

두세 살밖에 안된 아이라고 해서 김치냉장고 잠금버튼으로 안심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