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장에서 찍은 제 핸드폰의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던 중에 깜짝 놀랄 만한 사진을 몇 장 발견했습니다. "어랏! 내가 베트남 처갓집에 갔을 때 핸드폰으로 찍은 건 다 빼놓은 걸로 아는데, 이건 뭐지?" 그도 그럴 것이 제가 처갓집을 마지막으로 다녀갔던 해는 3년 전인 2012년도였으니, 핸드폰에는 사진이 남아있을 턱이 없었지요.

베트남 가족


바로 위 사진입니다.
장인장모님과 아내가 집 한켠에서 드넓게 
펼쳐져 있는 논을 한가롭게 바라보고 있었어요. 또한 마당이 젖어있는 걸로 보아 사진을 찍었을 당시엔 비가 내리고 있었을 테지요. 이건 3년 전에 베트남 처갓집의 풍경과 너무 흡사했습니다. 베트남은 하루에도 몇 번 비가 내릴 때도 있고,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청마루 같은 곳에 앉아 이렇게 들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장인장모


그래도 설마 했어요. 왜냐하면 그때 이후로도 몇 번이나 핸드폰 속의 사진들을 정리했던 기억이 뚜렷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익은 베트남 풍경이 담긴 사진들이 컴퓨터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게 모르게 사진 보호 기능을 켜놓았던 걸까요?"

화초


마당 한켠에 놓인 화분들까지 어떻게나 닮았던지..

선인장


선인장이며,,

베트남고추


베트남 고추까지..

그러니 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화초


그래서 컴퓨터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작업이 종료되자마자 후다닥 <내사진>디렉토리에서 다시 한번 사진을 차근차근 훑어봤어요. 
"처갓집 사진이 있을 리 만무한데.." 그런 심정은 확신에 차있었지만, 믿기지 않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도 베트남 처갓집 풍경을 연상케 했던 이 사진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쳐다보다가,,

"앗차차!~~"

그제서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지난 여름(8월) 날이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니 쉴 날이 없었다가 오랜만에 비가 내린 날이었지요.
그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밭에 쫓아다녔던 저희 가족..
시집 보낸 딸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장인장모님까지..

그분들을 모시고 외식을 나갔던 날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멀리 나간 것은 아니고 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송어 양식장이었지요.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뒤 잠시 비를 피하고 있느라 커피 타임을 가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핸드폰으로 기념사진을 남겨볼 거라고 찍어둔 것이 이제 와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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