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베트남으로 출국하실 장인장모님 그리고 아내와 함께 읍내로 나갔습니다. 장인장모님한테는 한국 시골장터의 모습을 올핸 마지막으로 보여드리는 날이기도 하고 그분들 나름대로는 모국인 베트남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고향에 가지고 가실 물건들을 처음으로 준비함과 동시에 마지막으로 고르는 날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엄마


운전을 하고 읍내로 가는 동안 궁금증이 커졌어요. 
장인장모님께서 그 많은 한국산 물건 중에 마음에 두셨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장인어른의 부탁으로 농자재를 파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장인어른보다 먼저 장모님께서 고르신 건 뜻밖의 물건들..

우비옷과 장화!

저는 이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비가 자주 내리는 베트남, 거기에 주 교통수단이 오토바이다 보니 제일 먼저 고르시게 된 것 아닐까 라는..

톱


이때 장인어른께선 톱을 고르고 계셨습니다. 국산제품 중에 1만 원 안팎의 톱을 고르셨어요.



아마도 올해 밭둑에서 쑥쑥 자라고 있는 나무를 사위의 톱을 이용해 틈틈이 사용해보시면서 눈여겨봐 두신 것 같습니다.

장인장모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어요. 제가 아내더러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베트남에 나무도 없는데 톱은 왜 사 가누?"

물론 나무야 없을 리 있겠습니까마는 장인어른께서 톱으로 베어야 할 나무는 그닥 없기 때문이에요. 예전 포스팅 중에 하노이에서 하이퐁에 있는 처갓집까지 가는 여섯 시간의 긴 여행 동안 산은 없고 논만 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만큼 나무를 벨 수 있는 여건은 우리나라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합니다. 

그리고 처갓집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몽 한 그루와 벤자민 두 그루밖에 생각이 안 났거든요. 물론 바나나는 여럿 됩니다. 혼자 그런 생각에 웃음을 머금고 있다가 아내한테 조크를 던졌어요. "톱으로 바나나 자르면 되겠다!"(이때는 열매를 이야기 한 것임) 

그걸 장인장모님께 고스란히 통역해주는 아내..

사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들으시고는 배꼽이 빠질 만큼 폭소를 터트리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이었습니다. 참고로 <바나나>는 파초과(생강목에 속한 외떡잎식물)에 속한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라고 나와있습니다. 10m 가까이 자라는 거대한 바나나를, 저는 도저히 <바나나풀>이라고 부를 수가 없겠다는.. 포스팅 중에도 바나나 나무라고 작성 했다가 <나무>란 글자는 다 삭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