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방문하는 민속공예품 경매장에서 일어난 기막힌 에피소드입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이곳 청솔식당 주차장에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온갖 잡동사니와 골동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경매장으로 모이지요. 

지난 14일 있었던 일이에요. 경매가 한참 진행 중일 땐 지나가던 승용차도 심심찮게 들러 잠시나마 구경하고 가시곤 하는데, 한번은 승용차에서 여자 스님(비구니)과 운전대를 잡으신 아주머니 그렇게 두 분이 내리셨습니다. 

그분들이 오신지 채 5분도 되지 않았을 때에요. 이것저것 순번이 되어 올라왔다가 내려가기 바쁘게 때마침 올라 온 것은 사진에 보이는 돌부처였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스님과 전혀 연관이 생기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호기심에 들렀다가 금방 가실 분들로 알았거든요.

어떤 물건이든 기본 1만 원부터 시작하는 이곳의 원칙대로 이 돌부처도 1만 원에 시작하였습니다.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2만 원이 나왔고 3만 원이 나왔지요. 하지만, 4만 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돌부처를 갖고 오신 분께 물어보는 사회자, 그러나 희망 경매 가격에 도달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4만 없나요? 없으면 유~찰!" , 그 "찰"짜가 나오기 직전, 사진을 찍고 있는 제 뒤에서 아주 가녀린 목소리의  여자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4만"~~

사회자가 다시 싸인을 기다립니다. 희망 경매 가격에 턱없이 모자라는 가격이라 유찰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구, 돌부처의 주인이 오케이 싸인을 보냈습니다. 반 부러운 마음으로 돌부처가 인계 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습니다. 



헉,,, 돌부처의 주인은 조금 전에 승용차에서 내리신 스님이었어요.~~

돌부처

스님 앞으로 배달된 돌부처를 다시 좋은 각도에서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이제는 주인을 찾은 돌부처를 찍기 위해서는 스님께 양해를 구해야했지요. 돌부처의 온화한 미소와 닮은 웃음을 지으시며 찍어도 좋다고 하셨어요. 사실 위 사진이 돌부처를 찍은 사진 중 맨 나중의 사진입니다. 경매를 위해 테이블에 올려진 사진이 여러 장 있었지만, 차마 포스트에 올릴 수가 없겠더군요. 이제야 온화한 미소로 승락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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