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합동 결혼식을 치른 여덟 쌍의 다문화가정이 각각 첫째 아이들을 안고 약 3,200킬로 떨어진 베트남의 처갓집 방문을 위한 긴 여정길에 올랐습니다. 장모님이 한국에 계시니 발걸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아내, 가축들을 돌봐줄 장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다녀올 수 있다는 남편! 공짜 비행기표가 날아가느냐 마느냐의 순간도 있었지요.^^

10월 2일!

추석 준비와 처갓집 선물 준비로 분주하게 보내고 추석날에도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다음날 겨우겨우 챙겼습니다. 출발 전까지 시장에 들러 빠진 품목들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멀기도 멀고 저처럼 결혼 후 처음 가는 가족들도 있어, 먼 길만큼 선물로 가득 채운 가방들도 많았어요. 
오전 10시!
예천 공설 운동장 앞 주차장에 집결한 24명은 대형 버스에 선물로 가득 채운 가방들을 싣고 처갓집 방문을 위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처갓집 방문

여덟 쌍의 가족들은 한 가정도 늦지 않고 약속 시간인 10시까지 모두 모였어요.
하지만, 버스가 30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출발 시간은 50여분 늦어진 10시 50분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지요.

처갓집 가는 길

집집마다 은수와 동갑내기인 일곱 명의 공주와 유일한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외갓집 가는 긴 여정의 길인지도 모른 채
버스에 올랐어요. 하룻 동안 이동해야 하는 긴 여정 길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이들이 안쓰러워집니다.


인천공항

오후 4시!

인천공항에 도착했어요.~
가까이에서 본 비행기가 평소 은수가 상상했던 것보다 월등히 커 보였나 봅니다.ㅎ

처갓집

먼저 화물부터 붙이고 탑승 대기실로 이동 중이에요. 아이를 안고 있어야 하는 부모나, 아이나 모두가 힘든 순간이었어요. 
이제 시작이겠지만,,,,

은수

수속을 밟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비행기로 날아가는 시간만큼 오래 걸렸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에도 보채는 아이들,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로 매 순간이 힘들었지요.


처갓집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비행 거리로 2,700킬로가 조금 넘더군요. 저녁 9시쯤 출발해서 새벽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현지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두 시간 늦기 때문에 밤11시가 조금 넘어 있었구요.

은수

한국에서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여름옷만 챙기는 남편에게 일침을 가했던 아내예요. 
한국만큼 서늘하다나요...그래서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로 바꿔 가져갔지요. 하지만, 하노이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열대야 같은 기후에 깜짝 놀라는 아내...



비단 제 아내뿐만 아니라 함께 동행 한 일행들도 같은 반응이었어요. 숨이 콱 막힐 것 같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이번엔 제가 쓴소리 한마디 내뱉었습니다. "어떻게 지(자기)나라 기후도 까먹냐?" ㅋㅋ

하이퐁

하노이 공항을 빠져나와 현지 버스로 하이퐁까지 또다시 세 시간 동안 주구장창 달렸지요. 새벽길이라 안개도 자욱했는데, 매캐한 오토바이 매연과 탁한 먼지로 숨쉬는 것이 조금 불편하더라구요. 현지인들이 왜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지 이번에 좀 알게 되었어요.

베트남

새벽 3시쯤 하이퐁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두세 시간 자고 일어나서 이른 아침을 맞이한 하이퐁의 시가지 모습을 사진에 담아봤어요.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아직 도로가 한산하더군요.

하이퐁


베트남


호텔

호텔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9시쯤 각자의 처갓집으로 향했어요. 
이 호텔에서 두 시간만 더 달리면 제 처갓집이 있지요. 벌써 지척에 있는 듯합니다.^^~~

베트남

처갓집으로 가는 도중에 은행에 들러 달러를 다시 베트남 돈으로 환전 했습니다. 
올해는 그나마 상황이 좋더군요. 달러 대비 환율이 1,100원 대다 보니 1천 달러로 바꾸는 데, 3년 전보다 약 30만 원정도 적게 들었구요, 달러를 베트남 돈으로 환전 하는데도 역시 1,700만 동에서  500만 동이 많은 2,200만 동을 받았어요. 결국 1천 달러로 바꾸는 데 필요했던 우리나라 돈 약 117만 원이, 베트남에서 2,200만 동으로 환전 된 셈이죠.

베트남

베트남의 주 교통 수단은 오토바이로써 어딜 가나 오토바이들로 넘쳐 납니다.

하이퐁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오토바이로 등하교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역으로 말하면 오토바이를 빼면 
열악한 교통 수단과도 일맥상통하구요. 그래서 베트남에선 오토바이가 사치나 재미를 위한 교통 수단과는 거리가 멉니다. 온~니 없어서는 안 되는 교통 수단이지요.

처갓집

오전 11시!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들을 구경하는 사이 어느덧 처갓집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고생도 고생이지만, 친정집 나들이에 무덤덤하다던 아내가, 결혼 후 3년 만에 처음 가보는 친정집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었드랬죠. 한국에선 "엄마가 여기 있는 데, 왜 울어?"라고 확신을 했었는데 말이죠.

아내

하지만, 그렇게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던 거와는 달리 친정집을 보자마자 눈물을 펑 쏟는 아내! 
"저기예요, 저기!~~" 그 말 한마디 하고 긴 침묵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눈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요. 버스 안이 홍건히 젖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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