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베트남으로 국제결혼을 한 사람들이 만든 계모임에 참석해서 조촐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벌써 한국으로 들어오신 베트남 장모님들도 참석해주셨구요. 계모임이 4년째다 보니 형제 같고 친구 같고 그들의 아내들 역시 서로 농담을 즐길 정도로 친숙하지요. 즐거운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낸 뒤 가벼운 마음으로 헤어졌습니다.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 생겼어요. 두꺼운 외투를 벗으며 아내에게 농담 한마디 건넨 것이 큰 화근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화를 낼 줄은  미처 몰랐지요.

"OO 와이프 많이 예뻐졌던 ..!^^"

무심코 내뱉은 이 말에 아내는
"언제 화장품 한번 사줘 본적 있었느냐, 또 예쁜 옷 사 준적 있었느냐?"며 눈물을 글썽이며 화를 냅니다.

눈치를 보니 화가 이만저만 난 게 아니었습니다. 순간 "아뿔사!"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신세가 되었지요. 아무래도 내일까지는 조용하게 있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가족


예전에 베트남으로 결혼을 하러 갈 때 중개인으로부터 들은 충고가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베트남 여성들은 다른 여성과 비교하는 걸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요.. 

세계 모든 여성들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유별난 곳이 베트남이라나요. 그걸 까먹고 무심코 내뱉었으니 수습할 길은 없어 보입니다. 화가 풀릴 때까지 조용히 있는 게 신상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베트남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덧붙여볼게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누군가는 베트남으로 결혼을 하고자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베트남 여성들은 대부분 순종적입니다. 시부모님한테도 깍듯 하구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람들보다 더 독종(?)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냐구요?

한 번 아니다 싶어 등을 돌리면 다시는 돌아 서질 않습니다. (한번 Bye-Bye는 영원한 Bye-Bye!) 

베트남 아내



특히 시부모님들 중에 가끔은 자식 흉, 며느리 흉을 이웃 분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걸 베트남 며느리가 듣게 되면 등을 돌리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줄여 말씀드리면
" 잘해주는 사람한테는 한없이 잘해 주지만, 헐뜯는 사람에겐 한없이 냉대합니다." 이점만 유념하신다면 한국 여성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여자이지요.

어제는 계모임에 참석했다가 안타까운 뉴스를 들었는데요. 1월 달에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살해 당하고 그 남편 또한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부푼 꿈을 안고 한국에 시집온 여성이나 베트남에 있는 그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안 그래도 베트남으로 국제결혼을 하는 조건이 까다로워져 가는데 이 일로 두 나라 사이가 또 벌어질까 안타깝습니다. 

세상 만사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위로로 삼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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