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더니 드라마 켜 놓고 아이들 앞에서 사과를 깎고 있는 아내.
오늘 따라 아내의 뒷모습이 어머니의 등처럼 포근해 보여서 막 업히고 싶더라는...

아내

장난으로나마 업혀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랏!~~

그랬더니, 아내 칼을 들고서(원래 들고 있었지요.)

"와 이카노, 술 뭇~나?"


"쩝!~~"

인생 뭐 별 건가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서 아이 낳고 오손도손 사는 재미인데, 그 놈의 잘난 <가장>이라는 딱지 때문에 고생은 잔뜩 하고 그래서 힘들면 이러기라도 해야지!~~



남자란 동물은 늑대로 태어나서 가정이 생기면 탈피를 하는데, 바로 멧돼지로 탈피합니다. 가정이 생기고 나면 인정사정 없이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아주 <저돌적>으로 변하거든요. 여기에서 <저돌>이란 말은 멧돼지 <저>에 돌격할 <돌>자를 써요. 제가 산 근처에 살아서 멧돼지를 잘 아는데, 그 녀석 필 받으면 코로 모든 것을 들이받고 무 썰 듯이 순삭 시킬 때는 아주 무섭습니다.

웃자고 한 이야기였고 간추려 보면..

갑자기 아내의 등에 업히고 싶었던 이유는 과로가 원인이었는데, 낮이 길었던 지난 날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해 길이가 저를 너무 서두르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12월 22일(동지)까지는 계속 낮이 짧아질 텐데 일은 쳐지고 걱정이 앞섰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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