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아빠는 차를 타고 멀리 가는 것을 싫어해서 딸과 함께 추억을 만들 기회가 적습니다. 우쨔.. 다행히 올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싫든 좋든 반 강제성이 있는 여행에 동참해야 할 기회를 얻었어요. 

목적지는 영덕, 이제부터 딸의 겨울바다 여행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은수

이번 만큼은 정말이지 아빠와의 여행입니다. 은수엄마는 둘째의 감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해야 했고, 대신 그 자리를 이날 함께 여행 갔던 일행 분 중에서 마음씨 착한 한 이모가 대타(?)로 메꾸어주었어요.

자 이제 은수를 태운 버스가 출발합니다.

부우웅~~~


영덕

앗, 벌써 바다에 도착했군요.

"와, 바다가 와 이리 크노~? 

예전에도 한번 바다를 본 적이 있는데,그니까 이번에는 은수 평생에 두 번째 맞이한 바다입니다. 겨울바다로는 처음이고..

지나간 여름바다에서는 예쁜 비키니 입고 백사장을 건너 파도가 출렁이는 입구까지 갔다가 물이 무서워서 쩔쩔맸던 은수였어요. 하지만, 겨울바다에서는 물에 들어갈 일이 생기지 않아 안심했겠지요.

맞딸

망망대해 바다를 말없이 한참을 쳐다보다가 이번에는 백사장에 주저 앉아 조개껍데기를 예쁜 고사리 손에 주워 담는 은수..

은수아빠는 예전에 미끌미끌 매끈매끈 조약돌을 막 줍던 기억이 딸을 통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딸

우리 딸, 바다에서 뭍으로 나온 조개껍데기를 다시 바다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아빠 나이가 되고 더 되어 백발이 될 때까지, 이렇게 예쁜 심성으로 살았으면 원이 없겠어요. 죽어라 공부하는 것보다 죽어라 마음 닦는 딸을, 아빠는 더도 덜도 아닌 욕심을 부려봅니다.

은수

저렇게 큰 바다를 작은 가슴에 잡아 넣고 있어요. 사람이 대단한 것이 몸은 비록 보잘 것 없이 작지만, 마음 만큼은 자연을 다 담고도 남을 만큼 크단 말이에요.

아이들

바다에서 절대 빠져선 안되는 포즈인 것 같아요. 친구와 V!, V! <--- 이것요.


겨울바다

지난 여름에 예쁜 비키니 입고 씩씩하게 달려왔다가 기겁을 하고 쫓겨 나온 은수가 홀로 떨어져 있으니 역시나 겁먹고 있는 표정..

골목길

점심시간에 잠시 틈을 내어 식당 앞에서 어촌 마을의 골목길을 찍어봤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예천의 산골마을과 다를 바 없는 골목이지만, 앞에 바다가 놓여있어서 그런지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졌어요. 

어촌마을


가로등

가로등?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가로등이 있겠어요?



야간 작업장 정도로 쓰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덕바다

이 작은 어촌 마을은 대나무 숲이 참 많았어요. 전 산골 마을에 살아서 대나무와 산만 생각했는데, 바다와 대나무도 나름 멋진 운치를 주더군요.~


바람개비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에 영덕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등성이에 크고 거대한 바람개비(풍력발전소)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풍력발전소

"와, 저 녀석은 엄청 크다?~"

그런데, 주위에선 크기가 모두 같다고 그러네요. 딸과 함께해본 영덕의 겨울바다였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