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건강을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바다 내음 풀풀 배어 나오는 생굴(석화)을 주문해봤어요.우리 둘째 쭌이는 태어나서 1년 4개월이 되도록 한번도 조우해보지 못한 해산물이기 때문에 아빠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주문한 굴을 기다렸답니다.

마침 어제 오후에 주문했던 굴이 오늘 오후에 도착했어요. 전남 여수 돌산에서 이곳 예천 저희 산골 마을까지 택배로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으니 세월이 참 편하고 좋아졌단 걸 새삼 또 느껴지더라는..



제가 주문한 건 20kg 단위였어요. 평소 같으면 믿고 그냥 가져 들어갔겠지만, 오늘은 포스트에 도움 될까 싶어 저울에 올려봤습니다.

가격은 같은 20kg에도 3만,4만,5만 원 이렇게 세 가지가 있었어요. 저희 집에 도착한 굴은 4만 원짜리로 아마 중급 크기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굴

얼마나 싱싱할까 떨리는 마음으로 스치로폴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랬더니,,
너도나도 입을 벌리기 시작했어요. 굴껍질에 살얼음이 끼여있을 정도로 냉장 보관이 잘되어 있었더군요.


아들

드디어 우리 쭌이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과 조우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호기심이 왕성해서 그런지 가족들 중에 제일 가까이 달라붙어 여기저기 손이 가더랍니다.


아들

그 중에 큰 녀석을 집어서 들어 올리더니 신기한 눈빛으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아들

굴이 담긴 박스에 가까이 오지 않는 누나를 향해 굴을 건넸습니다. 

"누나야, 이거 누나 가져라!~~"


굴

사실 저보다 아내가 더 먹고 싶어했던 굴입니다.


굴

작게 잘라 놓은 건 쭌이 꺼!~^^~


굴

일부를 건져내어 찜솥에 넣고 약 15분간 쪄낸 굴이에요.


 
바다의 짠맛이 배어있어서 다른 양념장이 필요가 없더군요. 


아들

이렇게 쪄낸 굴을 우리 쭌이가 먹어줄까 안 먹을까 가만히 지켜봤어요.
평소 대로라면 어떤 음식이든 거리낌 없이 받아먹는 쭌이라서 아빠는 먹는다에 한 표를 주었습니다.


아들

그랬더니 정말이지 저보다도 더 잘 먹더군요.
입에 넣기가 바쁘게 접시에 손이 자꾸자꾸 마악~ 가더랍니다.


쭌

처음에 쪄낸 굴은 약 스무 마리 정도였어요. 그 중에 여섯 마리를 쭌이 혼자서 해치웠습니다. 하지만, 누나인 은수는 한 마리 갖고도 쩔쩔매고 있었어요.

우리 쭌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엄마아빠의 육아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어요. 부모가 걱정 없이 편하게 이유식을 떠 먹일 수 있다는 것은, 그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느냐, 짜증 나고 힘들어지느냐의 중요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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