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기간도 이젠 며칠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춥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다시피 했던 은수를 위해 아빠와 단 둘이 나들이 계획을 만들어봤어요.

지난 포스트에서도 잠깐 소개한 바 있는 예천군 감천면에 위치한 충효테마공원이 첫 번째 여행지로 정해졌는데, 이곳엔 은수가 지금까지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던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헬리콥터

은수는 태어날 때부터 겁이 좀 많았어요. 조그마한 소리에도 경끼할 정도로 자주 놀라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은수 바로 뒤에 있는 헬리콥터 소리도 당근 포함되었지요. 이제는 헬리콥터 가까이 가서 손수 만져보기도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하더군요.

전투기

예천 충효관 앞뜰에는 1950~80년대 실제로 하늘을 가로지르며 영공을 지켰던 전투기 두 대가 노후로 인해 퇴역을 하고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어요. 전투기를 가까이서 보는 건 은수나 저나 똑같은 입장이네요.


예천충효관

헬리콥터와 전투기를 실컷 구경한 은수가 사진 찍는 아빠를 뒤로 하고 충효관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더라는..~

"같이 가저어이!~~"

늘 아빠의 손을 잡아야 갈 줄 알았는데, 오늘은 웬일로 혼자 걸어가더랍니다.

"대견하다, 대견해!~" 


은수

드디어 충효관 내부로 진입. 



여긴 충효관으로 들어서는 진입로예요. 조형물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빛밖에 없기 때문에 후딱 지나가야 합니다.


딸

충효관에서 제일 먼저 마주친 것은 호랑이와 그 등에 올라탄 효자 도시복.


예천충효관

효자 도시복이 살았던 당시의 마을 전경.


예천충효관

도시복이 효자로 이름을 떨쳤다면, 약포 정탁 선생은 충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임진왜란 당시 모함을 당해 옥살이를 하고 있었던 이순신 장군을, 임금을 설득해서 누명을 벗게 하고 다시 해상으로 나가 왜적이랑 싸울 수 있게 만든 인물입니다.

예천충효관

화면을 터치하면 터치한 인물의 이야기가 에니메이션 형식으로 보여집니다.

은수


딸

훌륭한 삶을 살았던 위인들의 이야기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음성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굳이 한글을 몰라도 알 수가 있어요.


예천충효관


은수

충효관 답게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충신의 이야기나 효자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면 반응 형식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관심을 더 갖고 보는 것 같아요.


예천충효관


딸

딸과 함께 오면 여기 꼭 와서 사진 찍어보고 싶었어요. 오늘 소원대로 기회가 찾아왔는데, 초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은수 키가 작아서인지 디딤판을 딛고 올라서도 키가 모자랐어요.
은수 옆에 플라스틱 의자는 또 꽁꽁 얼어있어서 써보지도 못하고..ㄷ

아무튼 오늘은 딸이랑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봤어요. 충효관에 와서 충효에 관한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울 은수 아직 여섯 살이라 그저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이 즐거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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