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 달 동안 매달아두었던 메주를 떼서 따뜻한 바닥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거기엔 울 남매 은수와 쭌이의 도움이 상당했는데, 어떻게 도와주었는지 아빠가 스케치해봤어요.

은수

아이들은 한 살 두 살 먹을 때마다 새로운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 지켜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놀라운 아이들의 세상을 발견하곤 합니다. 어른들 또한 이런 아이 때의 시절이 있었겠지만, 정작 본인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성장한 탓에 놓쳤던 삶을 아이들을 통해 다시 찾아내곤 해요.


딸

벌써 이렇게 열심히 집안일을 거들어주는 여섯 살 딸로 성장했어요.
이날 스물 네 장의 메주를 은수 혼자 옮겼다나요.


남매

거실 모퉁이 가족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곳에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아 놓기로 했어요. 누나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니 함께 놀 수 없는 동생 쭌이가..


아들

우울한 표정을 짓더니,,


남매

"할머니, 나도 옮겨 줄게!~" 

반 강제성을 보이며 할머니로부터 메주를 뺏어 들려고 했습니다.

메주

할머니는 불안하셨는지 쭌이가 옮기고 있는 메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함께 딸려가다시피 했어요.

아들

할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결국 메주 한 장 옮기는데 성공했습니다.

남매

이젠 메주를 둘렀던 짚을 청소하기 시작한 은수,,



하지만 동생 쭌이는 들어 나르던 메주가 눈에 띄지 않아 좀 당황했나요. 가만히 서서 지켜보기만 했어요.


아들

"나도 짚을 줏어 모아야지!~~"


딸

"와,, 대박.. 울 딸 최고다!~"


은수


스스로도 대견스러워하는 표정 같지요?

메주

이날 은수의 도움이 꽤 컸습니다. 이젠 부모의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도움을 주는 은수로 컸어요. 물론 둘째 쭌이도 그런 누나의 행동들을 보면서 열심히 도우려고 노력했고요.

메주콩을 삶아 발로 밟고 눌러서 한 달 간 보관했더니 하얀 곰팡이들이 멋드러지게 꽃 피워져 있었네요. 따뜻한 바닥에 다시 내려놓고 이불을 덮어서 메주를 띄울 거예요.

2015년표 된장, 간장이 될 얘네들의 삶은 다음에 또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