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춥고 해서 읍내에 있는 농약사에 들러 올 농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가게에 진열된 고추품종 중에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아서 시리즈 별로 묶어봤어요.
1. 정치 시리즈
먼저 정치 냄새 물씬 풍기는 품종들을 선정해봤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영광을 얻은 품종은 선거 때마다 떠오르게 할 <대권선언>
2등은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될 <독립선언>
마지막으로 선거 때만 미소천국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면서 <미소천국>
2.녹수 시리즈.
드라마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의 영향이었는지 녹수 언니들 총집합 했습니다.
근데, <큰녹수>라 함은 <강녹수> 언니일까요, <장녹수> 언니일까요?
그것이 궁금하넹!
3. 잘난 시리즈.
'나보다 더 잘난 놈은 없다'라고 큰소리 치는 녀석들이 대거 모였습니다.
먼저 나보다 잘난 놈 없다고 하는<나잘난>, 그러나 <싹슬이>가 이름으론 한 수 위일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시리즈엔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싹슬이>가 싹슬이 한다고 큰소리 쳤는데, 얘는 무조건 <배로따>입니다. 싹슬이는 고추를 수확해봤자 정량 밖에 못 따겠지만, 얘는 배로 딴답니다. 후덜덜..
<마니따>도 아니고 앞에 <슈퍼>가 붙었습니다. 분명 슈퍼맨의 능력으로 수확해야 다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앙, 좋아라!
얘는 앞전 애들보단 그나마 얌전한 스타일입니다. 늘 <기대이상> 수확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될 것 같습니다.
4. 무협 시리즈.
이름 뿐만이 아니라 그림까지도 중국 무협 영화의 포스터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주먹이 아주 아작을 낼 것처럼 보이는군요.
삼국지의 전투 중에 가장 치열했다고 하는 <적벽대전>입니다. 영화로도 참 재미있게 봤는데, 아마도 큰 전쟁을 치르며 수확해야 할 것 같아요.
5. 19금 시리즈.(주의 - 여기서부턴 조심해서 보세요.)
하필 이런 이름들이 고추 품종에 있으니 매년 1월엔 한번씩 웃고 갑니다.
<님과함께>와 <서방님골드>
병에 강한 품종임을 강조한 <병강세>.
변강쇠가 아닙니다요.
얘는 넣을 때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하다가 자손이 쭈욱 이어지는 의미가 연상 되어 19금 시리즈에 포함 시켜봤는데 갸들이랑 같이 있으니 그림은 어울리네요.
포스트 하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고추 품종 이름들이었습니다. 보다 더 재미있는 이름들도 많겠지만, 생활 속에 틈틈이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 많은 자료는 찾아보지 못했어요. 아무쪼록 웃고 가시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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