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냉이를 캤던 아내가 저녁 밥상에 올린 이후로 온 가족이 냉이 사랑에 푹 빠졌습니다. 어른들이나 좋아할 줄 알았던 봄 향기 가득한 야생나물을, 여섯 살 은수는 물론이고 세 살 된 아들까지 냉이 맛에 푹 빠지고 말았어요.

그런 데다가 봄이 가까이 와서 그런지 세 살 아들 녀석도 밖에 나가자고 부쩍 보챔이 심해졌고, 토요일이라 은수까지 집에 있게 되었으니 아빠가 한마디 거들어봤습니다.

"여보, 아이들 데리고 냉이 캐러 가볼까?"

오전 따스한 햇살에 아내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이들 옷가지를 챙기기 시작했어요.
차 안에서 아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지난 번에 냉이를 반찬으로 내놓았더니, 둘이 얼마나 잘 먹는지 모르겠더라!" 

그 소릴 들은 저는 어땠을까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고 나도 마찬가지였잖아?"

세 살 아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냉이를,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체험 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온 가족이 길을 나섰습니다. 가끔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냉이를 찾아 다니는 풍경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어린아이들 데리고 가면 냉이를 제대로 캘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앞서더군요.

가족

냉이를 캐기 위해 오늘의 첫 목적지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위를 살폈을 때 생각했던 만큼 호락호락 눈에 띄지 않더군요. 
바깥 나들이를 그렇게 하고 싶었던 둘째 쭌이는 막상 고추밭 골을 앞에 두고 함부로 발을 떼지 못하고 있어요.

남매

발을 떼지 못해 나 홀로 떨어진 쭌이를 누나 근처로 아빠가 텔레포트 시켜주었답니다. 

"아빠, 고마워!~" 막 그러는 것 같아요.

누나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보니 세 살 많다고 호미 들고 자유자재로 땅을 파 재키고 있었습니다. 꼭 내 손으로 냉이를 캐보겠노라고 집에서 나설 때부터 벼르던 은수라서 아빠가 호미 한 개를 더 챙겨왔답니다. 


아기

이런,이런,,

이런 작은 경사지가 세 살 아들한테는 큰 장애물이 될 줄이야..

아들

"이까짓 것 쯤이야,,," 기다리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한 발 떼는 것을 기다리다가는 숨이 멎어지게 생겼습니다.


세살아들

누나와 엄마는 벌써 저 위에서 냉이를 찾거나 캐고 있는데, 지금 쭌이 눈에는 누나와 엄마를 볼 여유가 없어요.


난공불락의 요새를 넘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서 헤매고만 있을 뿐이죠.


쭌

가파른 경사의 끝이 이제 두세 걸음 안팎에 남았어요. 두세 걸음만 더 걸으면 한 고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웃으며 지켜보는 아빠와는 달리 세 살 아들에겐 참으로 높은 언덕인가 봅니다.


아들

결국 언덕을 올라서지 못하고 아빠한테 다시 돌아왔어요.

"아빠,,아앙!" 


세살

아직은 엄마아빠한테 안겨야 하는 상황이 더 많은 세 살 아들의 바깥 나들인 것 같아요.

2부에서 계속..

  1. 참교육 2015.03.08 19:38 신고

    아이들은 은수처럼 이렇게 커야 하는데... 도시 아이들은 불쌍합니다.

  2. *저녁노을* 2015.03.09 09:11 신고

    ㅎㅎ흙밟으며 자라는 녀석들..행복입니다.

  3. aquaplanet 2015.03.10 13:02 신고

    ㅎㅎ 아이구 귀여워랑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