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구마 모종을 하우스에 키우게 된 건 올해가 2회차입니다. 그 전에는 하우스 두 동에 수박을 키웠었어요. 수박이나 고구마 모종이나 하우스 농사 경험이 없던 저에겐 매우 서툴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런데,올핸 이상하게도 고구마 종순이 참 예쁘게도 자라주었어요. 가격이 싸든 비싸든 농사는 일단 잘되고 봐야 해서 가격을 떠나 일터로 가는 발걸음부터 가벼워집니다.
설날이 지나자마자 하우스에 묻었던 고구마 모종이 벌써 이렇게 좋아졌어요.현재 자르고 있는 줄은 두 번째 작업하는 곳이고 그 옆에 오른쪽 줄은 세 번째 손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흐린 날이 이어져 하우스에서 작업하는 것이 수월했었어요.하지만,오늘은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답니다.
고구마 모종도 땅속에 묻어 놓은 고구마처럼 매우 얼뜨기 때문에 덥다고 해서 함부로 공기창을 열 수 없어요. 작업하는 사람이 최대한 견디는 방법이 고구마 모종한텐 더 좋거든요.
고구마 순은 열매의 머리쪽에서부터 나옵니다. 겨울철 보관만 잘 되었다면 보통 40~60개의 순이 땅을 헤치고 올라옵니다.
당일 자른 고구마 순을 서늘한 창고로 옮겨 일일이 세어주어야 해요. 100개를 한 묶음으로 묶습니다. 저는 이것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렸어요. 고구마 순을 자를 땐 세지 않아도 되는데, 이상하게도 저도 모르게 자꾸 숫자를 세고 있더군요.
고구마 종순이 잘 터지게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겨울철 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지난 겨울 연탄 보일러를 사용해서 꾸준하게 14도 선에서 관리해왔어요. 한번은 20도가 넘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런 날이 며칠 지속되어도 별 상관 않고 연탄불을 평소처럼 아침저녁으로 갈아주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땅속에서 올라와야 할 순이 창고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더군요.
그리고 두 번째는 습도인 것 같아요. 따뜻하게만 관리하면 말라버리기 쉽기 때문에 습도계가 있는 온도계로 60~80프로의 습도를 유지 시켜 관리했었어요.
'농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고추모종 밭에 심던 날 (4) | 2015.05.10 |
---|---|
생강 뽑고 눈 내렸는데,어찌 또 생강을 실었을까? (2) | 2015.04.26 |
비싼 생강 종자값 대안은 없을까? (2) | 2015.04.15 |
고구마 모종에 웬 버섯이 피었을까? (2) | 201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