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농사일이 바쁠 땐 어지간한 모임은 참석을 포기해도 빠트리지 않고 꼭 참석하는 모임이 있어요.
바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함께 결혼식을 올린 다문화 계모임입니다.
매달 한번 정도는 모여서 서로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놓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이날 만큼은 그녀들에겐 모국어인 베트남 말을 원 없이 써보는 날이기도 해요.
카메라를 들고 블로그에 올릴 단체사진과 틈틈이 소장용 개인사진을 따로 한 컷씩 찍어주려고 했지만,짓궂은 표정이 남발해서 포기..ㅋ
여기는 누가 한국사람이고 누가 베트남 사람인지 분간이 잘 안되는 자리..ㅋ
베트남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 출국심사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어요.
외손주가 무릎에 앉아 재롱을 떨면 외할아버지 표정이 한없이 밝아지는 건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
모두 결혼 6년째를 보내다 보니 둘째와 셋째 아이들의 나이가 세 살 또는 손을 꼽기 어려운 갓난아기들이에요.
식사를 마친 베트남 아줌마들이 줄줄이 일어서서 나가더구만요.
어딜 가냐고 옆자리에 앉은 계원에게 물었더니 노래방을 간다나...
이 아줌마들이 예전에 노래방 가자고 했을 땐 빼더니 오늘은 왠일이여?~~
아무튼 오늘은 베트남 아줌마들이 노래방을 접수했던 날로 기억될 것 같군요.~
노래방마다 베트남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지만,그렇다고 베트남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였어요.
오히려 한국노래가 더 많이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저 장가가서 마이크를 잡은 아내의 모습을 보는 건 오늘이 정말정말 처음입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아이들이 무대를 접수해버립니다.~
우리 쭌이도 신이 난 모양이에요.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가락에 맞춰 나오는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어요.
식구가 많아 남자 따로 여자 따로 이렇게 방 두 개를 잡았어요. 아이들은 엄마들이 있는 곳에서 무대를 접수하고 놀다가,한번씩 아빠가 있는 방에도 들어와 또 접수해버립니다.
이제 그만 가자!~
아이들 핑계도 대봤지만 결국 시간을 다 채워야 했답니다.
노래방 사장님!~
제발 추가시간 좀 그만 주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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