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과 북이 극도로 위험한 대치 국면에 놓이게 되어 방송사마다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안방까지 소식을 전했을 때에요.

전쟁


숟가락을 들고 있던 아내가 걱정스러운 듯 제게 물어왔습니다.

"여보,전쟁 나면 어떡해?"


"응?"

그러고 보니 아내로부터 이런 질문은 북한의 도발행위가 있을 때마다 들어왔던 질문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전쟁을 일으키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니까 떼쓰는 거라고 안심 시키곤 했지만, 이번엔 정말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심각한 상태여서 대답을 회피했었습니다.


물론 저의 대답이 별로 신빙성이 없겠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고요. 그랬더니 뉴스를 보면서 장인장모님과 베트남 말로 소곤거리며 심각하게 대화를 주고받더군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눈빛을 보면 얼마나 심각하게 현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분단 된 나라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도발과 긴장 국면사태를 태연하게 바라보고 있는 저와는 다르게, 베트남 아내와 장인장모님은 곧 전쟁이 터질지도 모를 위험한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정작 그런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온 저는 태평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외국인으로서 바라보는 이번 사태 같은 경우  매우 우려스러운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너무 대조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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