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이라서 가능한 것!
저는 세 살을 아기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아이도 아닌 나이로 보고 있어요. 아기라 하기에는 잘 걸어 다니는 아이들처럼 보이고 아이라고 하기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까지는 아기와 같은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세 살 때는 아기 티를 벗게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는 동시에, 그동안 해왔던 습관 중에 고쳐야 할 부분, 예를 들어 한번 업어준 사람에게는 귀찮을 정도로 매달리는 행동 등을 자제 시켜 나가기 위한 일상이 현재 진행형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기 때는 없던 행동이 세 살 때 생겨났다면?
그 중에 하나가 하필이면 치마를 사랑하는 아들?
  

세살


세 살 아들 녀석입니다. 전 늘 "쭌아!~"라고 부르지요. 이름 끝 자가 <준>입니다.

요 녀석 올해로 세 살을 보내고 있는데, 전에 없던 특징이 유난히 누나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나가 애지중지 아끼는 치마, 엄마아빠한테 졸라서 겨우 획득했던 공주 옷 같은 원피스를, 누구한테 허락 받음 없이 제 스스로 꺼내 입기 때문이에요.



거참 이상하지요?
어린이집 보낼 때나 다른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할 땐, 무조건 엄마나 아빠가 갈아 입혀주어야 하는데, 누나의 옷 만큼은 예외더군요. 

세살


"이러시면 안돼와요!"

저 공주복은 은수가 그렇게 떼를 써서 겨우 장만한 옷이었기 때문에 은수조차도 아껴가며 입는 옷입니다. 그런데, 장롱 문을 연 동생 녀석이 입고 나오다니요?

세살아들


패션쇼 하듯 거실을 뱅뱅 돌아다니더군요. 이 거실 한켠의 모퉁이에선 은수가 눈물을 머금으며 쳐다보고 있습니다. 뺏어서 돌려주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하나가 울 걸 둘이 울게 됩니다. 
겨우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은수야, 동생이 옷을 벗으면 새 옷처럼 만들어 줄께!"

세살


세 살입니다.

세 살 아들이라서 치마를 입고 노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누나 은수가 입었을 땐 예쁘게 보였던 것이 동생 쭌이가 입으니깐 우스꽝스러워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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