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분들이 다녀가시고 추석날 저녁에는 평소처럼 저희 가족만 남았습니다. 맑은 밤하늘의 한가위 보름달과 함께 금성과 토성의 우주쇼까지 볼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부리나케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지요. 아름다운 보름달을 카메라 속에 잡아 넣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써가며 셔터를 눌러 댔지만, 인터넷에서  보았던 멋진 보름달처럼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름달

처음엔 카메라의 셋팅을 수동에 놓고 느린 셔터 속도로 찍어봤지만 삼각대 없이 찍는다는 게 불가능함을 알고 포기..

한가위

흔들리지 않는 범위의 셋팅에서 찍었더니 이번엔 보름달이 너무 작아서 실패!

한가위

수동 초점(MF)
으로 찍으니 보름달이 흐려서 실패!

보름달

여러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빈약한 렌즈에 실력까지 딸려서 완전 자동에 놓고 찍어봤습니다. 
보름달 크기가 아쉽지만 전후경이 원만하게 나오는 지라 됐다 싶어 드라마를 보고 있는 둘 모녀를 밖으로 불러냈지요.

"은수야, 옥상에 올라가자!~~"
아내 왈 "옥상엔 왜?"
"추석날엔 보름달 보면서 소원 빌어야 하는 것이여!~~~"
(사실은 보름달은 찍고 싶은데 모델이 없어서...ㅋ)

은수

엊그제 새 식구가 된 "오솔"이를 안고 옥상에 올라왔어요. 
이제는 밖에 나오면 꼭 안고 다닙니다.^^ 저렇게 계속 안고 있으면 배가 빵그랗도록 밥을 먹은 "오솔"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몰라요.

은수

보름달을 은수의 머리 위에 얹어 찍었다가 은수의 손가락을 보고 급 힌트를 얻었습니다.

치켜세운 은수의 손가락 위에 보름달을 걸쳐 놓으면 재미있는 사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요.

딸

눈을 찍 감는 바람에 실패!ㅋ

은수

위치가 딱 좋은데 두 모델이 졸고 있어서 실패....ㅠㅠ



옥상 바닥에 잠시 앉아 쉬었다가 다시 찍기로 했습니다.
"은수야, 조금만 힘내자!~~ 파이팅!~~~"

딸

손 모양이 어중간해서 실패!~

은수

역시 마음에 안 들어서 실패!~

저런 손 모양일 줄 알았다면 손가락 안에 보름달을 넣었을 텐데, 셔터를 누르기 전에는 어두워서.. 흑흑... 
이미 많은 사진을 찍은 은수, 표정이 굳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아빠는 바짝 긴장 타기 시작했어요.

은수

몇 장의 사진을 더 찍어봤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 이 사진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보름달과 은수의 치켜세운 손가락 사이의 거리가 제가 원하는 것 보다 떨어졌지만 보름달을 제대로 가리켜서 만족했답니다.

+ Recent posts